국내 IT산업의 역사 : 어제와 오늘(1)

연간 약 1만명 정도되는 사람이 소프트웨어 업계에 들어오고 있지만,
정작 국내 IT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고 있는지 터놓고 이야기할 기회가 많지 않습니다.

참고할 만한 자료를 뒤지다가 “2011년 소프트웨어산업 연간보고서”를 보고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산업의 역사를 정리해보았습니다.
아래 구분의 기준은 위 자료를 따랐습니다.

※ 참고 :
정보통신산업진흥원, 2011 소프트웨어산업 연감 보고서
우리나라 컴퓨터 역사(1995년 전자신문 기사)


01.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산업 역사

1.1.태동기 (1960~1969)

(한국전자계산소 초기 모습)

1967년에 한국 IBM이 설립됩니다. 키펀치로 개발하던 시대죠.
그리고, 과기처 산하에 한국전자계산소가 설립됩니다.
이 때는 산업이라고 부를만한 무엇이 없었을 듯 합니다.

1.2.전산화 (1970~1979)

(1970년대 메인프레임, 키펀치로 코딩하고 있)

1970년에 숭실대에 국내 처음으로 전자계산학과가 만들어집니다.

1971년에 한국 유니시스 국내 법인이 설립됩니다.
유니시스는 IBM과 함께 전세계적으로 “메인프레임”을 공급하던 회사입니다.
2010년에는 사업이 잘 되지 않아서 한국에선 철수하죠.

1976년 삼성그룹에 종합전산실이 구축되고,
1977년 한국증권전산이 발족되면서, 상업은행 보통예금이 온라인으로 처리되기 시작합니다.

지금 관점에서 보면, 이 때의 개발자들은 기계적 지식에 기반한 하드웨어 운영자에 가까웠습니다.
소스코드는 1대1로 선임에서 후임으로 전해지는 것이었고,
“개발직군”은 미래를 이끌어갈 정말 초스페셜 특수직군이었습니다.

1.3.PC대중화 (1980~1989)

(1980년 전산실, 서버의 크기가 작아졌다.)

1981년 컴덱스에서 IBM PC가 처음 발표되면서 세상이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메인프레임” Only의 시대에서 “PC 결합”의 시대로 넘어가죠.
국내에는 1984년에서야 XT가 보급되기 시작합니다.(삼보컴퓨터)

1989년 “한글 1.0″이 나오자 비로소 소프트웨어가 독립제품으로 인식됩니다.
그 이전까지 소프트웨어는 반드시 하드웨어와 함께 팔렸죠.
OS가 하드웨어마다 달라서, 설치형으로 팔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1985년 삼성SDS, 1987년 LG CNS가 설립됩니다.
이 때가 되어서야 비로소 IT가 사업적 모습을 갖추게 됩니다.

1.4.인터넷혁명(1990~1999)

(당시의 AT 판매 광고)

1994년 외산메인프레임을 대체하고자 국산 메인프레임이 만들어집니다.
삼성, LG, 현대 등이 참여를 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시장은 변화되고 있었습니다.

1990년 윈도우 3.0, 1994년 Word 5.0, 1995년 윈도우95.
이렇게 출시되면서 시장구조가 크게 변화됩니다.

윈도우95는 사용의 편리성을 바탕으로 기술환경을 아예 바꾸어버립니다.
“Mainframe” “Client-Server” 구조로 말이죠.
이 때 대형 서버 가격이 많이 낮아지면서, SI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게 됩니다.
“시스템 도입”과 “업무전산화”가 9시 뉴스에 나오던 시대였습니다.

시장이 늘어나면서 개발자 유입이 급속도로 늘어났습니다.
개발도구가 3GL의 파워빌더에서 델파이와 같은 4GL로 넘어가면서,
CORBA와 같은 C/S기술들도 진화하게 됩니다.

1994년에 ISDL과 함께 인터넷 상용서비스가 시작되고
1999년에 인터넷 이용자가 1,000만명이 됩니다.
인터넷의 폭발적인 성장과 더불어 코스닥(1996)을 통해 묻지마 투자가 성행합니다.

후반부에는 SI시장이 C/S환경에서 웹환경으로 넘어가면서,
웹 개발자들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았습니다.

이 때 HTML을 1년 정도 했던 개발자가, 연봉 4,000만원 정도에 이직을 했던 걸 본적이 있습니다.
1996년에 CDMA가 상용화됩니다.

이 때 들고다니던, 애니콜 폰이 생각나네요.

1997년에는 IMF를 맞습니다.
아참, 그리고 Y2K사건도 있었네요.

1.5.디지털컨버전스(2000~2011)

(2000년대 PC 방, 인터넷의 보급으로 활성화되었다)

2001년에는 검색엔진,
2002년에는 ERP,
2003년에 방카슈랑스도입,
2006년에는 모바일웹 표준화 등이 있었습니다.

2000년 IMT-2000,
2006년 와이브로 사업과 같이 정부 주도의 IT사업도 있었습니다.

2007년이 되어서야 공공기관에서 소프트웨어 개발을 분리발주 합니다.
그 이전에는 하드웨어와 함께 발주되는게 관행이었습니다.

“국내 SI시장이 포화되면서, SM(System Management) 시장으로 넘어갑니다.”
개발자 공급이 넘치다보니, 개발자 단가가 점점 낮아집니다.

대기업의 경우 유휴인력들을 낮은 가격으로 SI, SM시장으로 풀게 되는데,
이와 함께 개발환경이 급격히 악화되기 시작했습니다.

반면, 시장이 운영환경으로 넘어가다보니 효과적인 유지보수 방법들이 중요해지게 됩니다.
ADSL 보급이 확대되면서 일반인 시장이 열리고,
인터넷이 고도화되면서 국가간 IT장벽도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포털시장이 커지고, 인터넷 쇼핑몰이 일반화되었습니다.
Auction과 같은 “오픈마켓”은 유통시장을 바꾸기도 했습니다.

모바일은 2003년 정도에 256컬러LCD와 16폴리 휴대폰의 출시로
배경화면,벨소리 시장이 최대였던 것 같습니다.

2009년 드디어 아이폰이 국내에 들어오면서 기존 휴대폰 기반 서비스들은 막을 내리게 됩니다.

02.시사점과 고민

2.1.짧은 역사

PC가 나온지 이제 겨우 30년이 지났습니다.
제조업이나 금융업과 비교하면 매우 짧은 시장의 역사를 지니고 있습니다.

실패나 성공에 대한 학습시스템이 아직 시장에 없습니다.
“대형,장기 프로젝트에 대한 노하우나,
사람관리에 대한 노하우가 업계 내에서 재학습되는 구조도 없을 뿐더러
공유되고 토론되면서 발전하는 구조도 없습니다.”

당연히 모든 프로젝트는 항상 새롭고, 항상 어렵습니다.
아직 IT시장은 거칠게 격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2.2.”마인드”는 느리게 진화

기술은 빨리 발전했으나, 관리철학이나 사업노하우 등 “마인드”의 영역은 매우 느리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개발방법론이나 유지보수방법론 같은 이론적인 접근도 현장을 중심으로 조금씩 이루어질 뿐입니다.

하지만, IT가 하나의 산업으로 성장하려면 이러한 기술 외적 부분들의 성장이 필수적입니다.
이런 시스템과 문화는 시간이 지나면서 구성원들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므로,
IT종사자들이 지속적으로 정보와 경험을 공유하면서 노력해야 한다고 봅니다.

2.3.IT역사는 이제 시작

IT가 앞으로 쇠퇴하거나 역사속으로 사라지진 않을 겁니다.
다행히 30여년의 시간을 되짚어보면, 기술과 시장의 진화속도가 국내와 해외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시장이 포화된 듯 보이지만, 다른 산업군과의 융화를 통해 앞으로도 무궁한 성장과 산업적 진화가 기대됩니다.

또한, 소프트웨어 산업은 인터넷의 발달로 쉽게 세계화될 수도 있습니다.
IT는 그만큼 성공신화가 많이 기대되는 “블루오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많은 개발자들이 현재의 시장에만 안주하지 말고,
새로운 시각으로 주변에 눈을 돌려 창의적 도전을 계속 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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