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의 중심에서

기술은 사람을 행복하게 할 때 가장 가치가 크다.

국내 IT시장의 한계

Butter Fried Chicken Wings

정철환 님의 글 “소프트웨어 개발자,미래는치킨집”에서 “아직 소프트웨어 만큼은 첨단화가 되어 있지 않다.”는 말에 공감이 갑니다.
오진연 님의 글 “개발자라고 다 금성출신인가?”에서 “개발자로서 자신의 영역을 한정짓지 말라.”는 말에도 공감이 됩니다.

이와 관련해서 국내 IT시장이 처해있는 몇가지 한계점에 대한 짧은 생각들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IT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대박신화”를 바라는 사람들이 유달리 많은 것 같습니다.
대부분의 성공신화는 “자기사업”에서 나오지 “아웃소싱” 분야에서 나오지 않습니다.
그러나, 국내 IT시장은 게임, 포털, 쇼핑몰 등 몇개 분야를 제외하고 나면, 대부분 “아웃소싱”시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아웃소싱 시장의 현황를 짚어보았습니다.

1) 멘토가 없다.

당신이 IT 사업을 하고 있다. 여러가지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대뜸 찾아가 터놓고 이야기 할 누군가가 있을까?
아마 생각나는 사람이 많지 않을 것이다. (교수님? 전 사장님?)

아래한글(1989)-리니지(1998)-네이버(1999) 등으로 이어지는 성공신화가 있고 그 주역들이 대한민국 IT성공 1세대로서 여러 곳에서 멘토로서 활동하고 있지만, 나머지 계층과의 거리감은 꽤 크다고 할 수 있다.
국내 IT 는 SI 중심으로 성장했는데(심지어 게임회사도 SI를 한다.), 아래한글의 성공과 SI의 성공은 많이 달라 참조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

금융부문은 어떨까?
수많은 성공과 실패사례가 책과 사람의 입을 통해 떠다니고, 예순,일흔이 되시는 멘토들도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다.
심지어 ING생명 같은 회사는 160여 년의 현장의 경험들이 사내지식으로 활용되고 있다.

반면 IT부문은, 성공1세의 대표라고 말할 수 있는 아래한글 개발진들도 아직 쉰살이 되지 못했다.
산업이 성장하려면 오랜 경험을 가진 멘토층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데, 경륜을 통해 거시적 관점에서 문제를 짚고 멘토링할 수 있기 때문이다.

IT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에 대해 두터운 경험을 가진 베테랑 멘토층을 가질 필요가 있다.
도전과 성공, 실패에 대한 교훈들이 후배들에게 제대로 전수될 수 있어야 계속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2)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다양하지 않다.

윈도우 95이후 4GL 기반 C/S 시스템을 구축할 때 전공불문으로 사람을 뽑고 교육을 시켜서 개발자로 쓰던 시절이 있었다.
전문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었지만, 품질시스템과 체계적 프로세스를 통해 어느정도 커버가 가능했다.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모이다보니, 새롭고 창조적인 시도들이 많았다.
심리학 전공자가 소프트웨어 개발을 배우게 되니 당연히 자신의 학문과 접목하려던 시도를 하게 되었다.
이런 열기가 벤처창업의 열풍으로 이어져 나갔다.
반면, 최근에는 IT교육 인프라가 열악해서 거의 대부분 전산과 출신들만 개발자로 입문한다.
전문성은 높아지는 반면, 창의적인 시도들이 많이 줄어들게 되었다.
– 비합리적이고 무대뽀적인 창업도전은 보기 힘들어졌다. :-)

IT 기술이 생활 속으로 들어와야 산업이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꾸준한 소비가 꾸준한 투자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양한 사회적 경험들이 소프트웨어나 하드웨어 개발의 세계와 만나야 한다.
– 예를 들면, 하이마트나 쇼핑몰은 오프라인 유통을 IT로 해석했기 때문에 가능한 사업모델들이다.

제일 좋은 것은 다양한 전공을 가진 학생들이 개발자로 유입되는 것이다.
그 다음은 의사나 교수 등이 개발을 배워서 해볼 수 있도록 기술장벽이 낮아지는 것이다.
개발자의 다양성은 창의성과 도전을 낳고 사회를 폭넓게 발전시킬 수 있을거라고 생각한다.

쉽게 되지 않겠지만, 다양한 문제들을 IT를 통해 풀고자 하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그렇게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3) SI 시장이 한계에 다다랐다.

SI란 시스템 통합(System Integration)을 말한다.
기업들이 신규사업을 위한 전산시스템을 도입하거나 수작업 업무를 전산화할 때는, 평소에 잘 사용하지 않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여러 분야에 걸친 통합된 기술들을 필요하게 된다.
본업이 전산이 아닌 경우는 이 경우 IT 아웃소싱을 통해 해결했는데, 차츰 사업특성이 용역 개념으로 바뀌면서 이제는 “SI”는 “전문 소프트웨어 개발용역업”을 지칭하는 대명사가 되어버렸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이 시장이 성장한 이유는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 전산화될 수작업 영역이 지천에 널려 있었다.

한국 정보화 진흥원에서 정리한 “IT 역사자료관” 을 들러보자.
우리나라는 1994년 정통부 설립부터 2008년 정통부가 없어질 때까지 국가에서 많은 돈을 시장에 쏟아내었다.
한때 공공근로 사업을 하기도 했었다.
이때 인력파견 업체를 만들어 어렵지 않게 돈을 버신 분들도 있다.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는 것보다, 그냥 무언가를 만든다는 것이 중요했다.
뭔가를 만들면 가치가 만들어질거라고 생각했다.
SI산업의 성장과 함께, 이제는 대한민국 땅에서 전산화되지 않은 것이 거의 없을 정도가 되었다.

둘째, 몇 개의 시스템을 통합하는 것만으로도 쉽게 비용효율화가 달성될 수 있었다.

메인프레임에서 유닉스 시스템,Linux, Cloud 등 하드웨어 가격이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IT환경이 빠르게 바뀌면서, 효용성이 다한 시스템들이 골치거리로 떠올랐다.
대형 SI업체들이 비용 효율성을 팔았고, 공공이나 기업들은 그 혜택을 보았다.

  • 포스코 DW 구축사례(2004),
  • 국세청 차세대 국제통합 시스템 구축(2006)

    하지만, 경쟁과열로 인한 단가 하락과 대형사업에 대한 경험부족으로 주사업자와 고객이 모두 막대한 피해를 입기도 했다.

  • 대한생명,한국HP ‘NK21’ 지연비용 논란(2003.11)
  • SKT NGM 프로젝트 중단배경, 전망 (2005.3.28)
  • 차세대 IT 프로젝트 실패에서 배운다(2009.8.30)

    SI시장이 포화되면서 신규 투자가 줄고, 아웃소싱 시장이 점차 개발 유지보수 시장으로 넘어가고 있다.
    유지보수 시장은 변화가 적은 만큼 경쟁도 치열하고 부가가치와 생산성이 낮은 편이다.
    사업자들은 리스크는 높지만, 수익률이 높은 자체 사업을 시도하거나 새로운 생존방식을 모색할 수 밖에 없게 되었다.
    SI 중심의 시장은 질적성장보다 양적 성장 중심으로 획일화되어 있어, 좀 더 다양해질 필요가 있다.
    그런 측면에서 최근의 변화를 오히려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도 있을 것 같다.

    4) 멘토부터 시작하자.

    위에 이야기한 시장의 한계는 쉽게 극복될 수 있지는 않을 것이다.
    다루어야할 주제가 크고 사회적, 정책적 접근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멘토라는 주제는 노력하면 만들 수 있는 문화라고 생각한다.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한 앱스토어 시장이 열리면서,소프트웨어 시장환경이 글로벌화 되어버렸다.
    그래서, 개인창업 기회도 좀 더 넓어졌다.경기불황과 함께 새로운 창업도 늘어나고 있다.
    개인창업이 늘고 있는 건 어떤 관점에서 좋은 변화라고 생각한다.
    올해도 대학 졸업생들은 어디선가 벤처에 취직해서 사회생활을 시작할 것이다.
    하지만, 이들이 미래를 위해 참고할 이정표는 매우 부족하다.

    IT의 선배들이 수줍음을 깨고 블로그나 트위터를 통해서 좀 더 많은 기록활동 들을 했으면 좋겠다.
    기록활동은 모이면 모일수록,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뒤따르는 자에게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커뮤니티를 통해 적극적으로 후배들과의 교류를 넓혀갔으면 좋겠다.
    이 분야의 멘토로서 같은 길을 가는 동료로서, 많은 정보의 교류들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먹고 사는 문제도 중요하지만, 개발자들이 개발자 세계에 대한 소속감을 가지고 주변에 조금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되기 위한 진입장벽이 낮아지면, 다양한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IT의 세계로 들어올 것이다.
    그렇게 되면, 다양하고 새로운 창업들이 많이 나타날 것이다.
    그리고, 그 창업에너지는 국내사회의 여러 산업에 대한 부가가치를 더 높일 수 있을 것이다.

    IT가 없는 미래사회는 상상할 수 없다.
    그 미래사회는 선배가 후배를 양성하고 함께 일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져야지만 갈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트위터나 블로그 등 과거에 비해 정보 커뮤니케이션이 더 많아졌지만, 좀 더 적극적으로 활성화되었으면 싶다.
    좀 거창한 이야기가 되었지만, 업계의 베테랑이라면 꼭 한 번 관심을 가지고 생각볼 주제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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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엔트리는 2013년 1월 3일에 님이 IT 산업이야기에 게시하였으며 , , , , 태그가 지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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