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의 중심에서

나이 든 개발자가 살고 있는 IT 현장 이야기

사회 초년생들에게

한동안 글이 부족했네요.
오래 전에 팀원들에게 주기 위해 ‘토너먼트’라는 제목으로 썼던 글입니다.
나이 들면서 새로운 시각이 생기기도 했지만,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후배들에게 들려주고 싶어 다시 다듬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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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에 나와 일을 한다는 것은 토너먼트 경기와 같다.

일을 한다는 것은 맨 밑에서 경기대진표를 짜고, 하나씩 하나씩 대결하여 이기면서 결승전을 치르는 토너먼트 경기와도 같다.
토너먼트 방식은 대진운이나 그날의 컨디션에 의해 결승으로 진출하는 확률이 달라지는 만큼 최종승자가 진정한 승자라고 단언할 수는 없다.
리그전과 같이 모든 상대와 싸워 최종득실을 가지고 겨루는 공정한 게임이 아니다.

토너먼트는 강한 자가 항상 승리하지 않기 때문에 예측할 수 없는 재미가 있다.

외부의 난관들과 싸워가며 어떤 목표를 달성해야 하는 일은 토너먼트와 많이 닮아있다.
처음이나 중간에 고생한 사람들이 끝까지 버티지 못해 영광의 순간에는 없기도 하다.
좋은 조직이면 성과를 사후에라도 보답 하지만, 대부분 그렇지 못하다.

전투가 끝나고 생존해서 살아남은 자만이 표창과 훈장을 받고 그 열매를 즐길 수 있다.
너무도 불공평하고 억울한 것이 틀림없지만, 이것이 사회적 진실이다.(적어도 우리나라는)
더구나 치열한 전투일수록 이러한 억울함은 더하다.

최선을 다해 일하고 장렬히 전사할 것인가, 아니면 살아남을 것인가?
현재 우리 사회는 비열하게 살아남아도 성공의 열매를 즐길 수 있기 때문에, 불공평함에 대한 억울함은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래서 살아남는 것은 중요하다. (물론 장렬한 전사하는 것도 좋다)
살아남기 위한 과정은 언제나 치열하며, 치열할수록 외부의 도움을 바라기는 어렵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여전히 자신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
타인의 도움으로 위기를 넘겨도, 자기 만의 중심이 없으면 다음 토너먼트를 치를 수 없다.

따라서, 사회에서 살아남아 승자가 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역량을 키우는 것’이다.
어떤 기술을 잘 한다, 관리를 잘 한다로 먹고 살 수는 있다.
하지만, 성공하는 것과는 거리감이 있다.

“나는 C개발자로 성공하겠다.” 고 마음을 먹는 것은 너무나 비현실적인 각오이다.
C개발을 잘하면 일거리야 있겠지만, 성공하려면 개발 외 다른 스킬들도 많이 익혀야 한다.

다양한 환경 아래 생존방법과 승리경험들을 익히는 것만이 승리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다.

물론 사회에는 패자들을 위한 공간도 있다.
패자끼리 다시 모여서 새로운 게임을 치르고 또다시 부활해서 본 게임을 치른다.
어떻게 보면 사회속에서 산다는 것은 이런 토너먼트게임을 무한 반복하는 것과 같다는 생각이 든다.

여기서 이야기하고 싶은 것을 몇가지를 하고자 한다.

첫째, 생존하기 위한 기본역량을 확보하라.

생존을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최후의 보루가 있어야 한다.
돈이든, 사람이든, 기술이든, 자신이 바닥으로 떨어질때 재기할 수 있는 기본역량이 있어야 한다.

그것은 평상시에 주무기가 아닌 보조무기로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보조무기를 머리가 아닌 몸으로 익혀두어라.
반사적이나 습관으로 만들기 위해서 반드시 충분히 연습을 해두어야 한다.
그래야만 당신이 비상시에 자신도 모르게 그 스킬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만일 당신이 프로그래머라면 승진을 하더라도 개발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생존을 위협받지 않을 다른 기본역량이 없다면 말이다.
투잡으로 조그마한 가게를 하는 것은 충분히 다른 기본역량이 될 수 있다.

사회 초년생 시절은 이런 기본역량을 확보하기 위한 시절이다.

이렇게 쌓은 기본역량은 사회생활을 하는데 무한한 자신감을 심어준다.
당신이 좋은 사회적 지위를 박탈당하더라도, 자신감을 크게 잃거나 금전적으로 궁해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둘째, 항상 히든카드를 준비하라. 그리고 필요할 때 사용하라.

협상이나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는, 히든카드가 없다면 아예 진행을 하지마라.
히든카드가 없다면 협상은 당신한테 불리하며, 실패할 경우 재기하기 힘들다.
당연히 히든카드는 신중히 사용되어야 한다.

프로페셔널은 승부의 순간에 히든카드 없이 승부수를 던지지 않는다.
그냥 죽어라. 그것이 당신이 가진 나머지 것을 보전할 수 있는 길이다.

좋은 히든카드를 만들기 위해서는 주위의 정보에 귀를 기울여라.
히든카드란, 상대방이 나에게 유리한 결정이나 행동을 하게 만드는 효과적인 강제수단을 의미한다.
상대의 반응이 없다면 히든카드가 아니다.
따라서, 주위의 정보는 좋은 히든카드를 만드는 것에 도움이 된다.

히든카드를 사용하고 나면 새로운 히든카드를 만들어라.
히든카드는 항상 몇 개정도 만들어두어야 하며, 최후의 순간에도 하나는 가지고 있어야 한다.
히든카드가 없다면, 모든 욕심을 접고 히든카드를 만드는 것에 주력하라.
상황이 어렵고 복잡할수록 유효한 히든카드를 만드는 과정과 시간은 길어진다.

반드시 정성을 들이지 않으면 히든카드는 만들어지지 않는다.

셋째, 바둑처럼 수읽기를 하라.

눈앞의 현실을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바둑처럼 수읽기를 하는 것도 중요하다.
경기는 혼자 하는 것이 아니다. 언제나 상대방이 있다.
수읽기를 잘하기 위해서는 우선 상대를 잘 연구해야 하며, 적합한 응수를 미리 고민하거나 연습해두어야 한다.
조훈현 9단의 경우 경기에 임하면 30수정도를 머리 속에서 계산한다고 한다.
상대가 원하는대로 두지 않았을때는 다시 수읽기를 한다고 한다.

경기를 하기 전에 상대가 누구인지를 식별해내는 것은 가장 기본이다.
그리고, 상대의 습성과 패턴을 연구하는 것은 두번째의 기본이다.

일에 착수하기 전에 반드시 이 두가지를 준비할 수 있어야 한다.
상대를 알지못하고, 충분히 연구하지 못한 상황에서 승리를 바라는 것은 요행수를 바라는 것과 같다.

프로페셔널은 강한 집중력과 충분한 연습을 통해 승부한다.
수읽기를 하라는 것은 집중력을 가지고, 미래의 결과를 예측해서 행동하라는 것이다.

물론 예측한다는 것은 예측이 맞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예측 과정을 통해서 일어날 수 있는 일들에 대해 대비를 하게 된다.
바로 이 대비가 실제상황에서 당황하지 않고 문제를 잘 해결해 나가는 원동력이 된다.

넷째, 생각한 다음 결정하라. 결정하고 행동하라.

처음에는 나누어서 생각하고 시작하라.
생각하면서 뛰라고 누구나 이야기 하지만, 쉽게 그렇게 하기는 힘들다.
왜냐하면 어떻게 하면 되는지 가르쳐주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나누어서 일하는것이 숙달이 되면, 어느순간 자연스레 한꺼번에 할 수 있는 날이 온다.
이게 ‘생각하면서 행동하기’ 스킬을 익히기 위한 가장 쉬운 방법이다.

경쟁적인 환경에서는 빠르고 정확한 사고판단 만이 삶을 보장해준다.
이런 훈련은 좋은 무기가 될 것이다.
가능하면 머리가 아닌 몸으로 익혀둬라.

다섯째, 진 경기는 빨리 털어버려라.

승부에 집착하지 않아야 한다.
모든 준비를 착실하게 해도 상황이 여의치 않거나, 자신의 능력이 모자라서 승부에서 질 수 있다.
그러나, 일에 맞딱드리는 순간은 언제나 있다.
그리고, 크고 작은 일들이 항상 존재한다.
진 경기에 집착해서는 다음 경기를 잘할 수 없다.
빨리 일어서지 않으면, 경쟁자들은 당신을 앞질러서 멀리 달아나버린다.

실패를 분하게 느끼는 것은 좋은 것이지만, 그것이 다음 작업을 방해하게 되는 것은 옳지 않다.
마음에 여유가 없다면, 무한 반복되는 토너먼트경기에 끝까지 가기 힘들 것이다.
실패한 이유를 분석하고 그 부분을 보강하고는 잠깐 쉬었다가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

빨리 실패로부터 복귀하는 것은 마음의 여유가 없다면 잘 되기 힘들다.
여유라는 품성을 타고나는 사람도 있지만, 노력에 의해서도 얻을 수 있다.
여유를 가지기 위해서 평소에 자신을 잘 관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경쟁적인 환경에서 지칠줄 모르고 도전하는 사람들이 있다.
나는 그런 사람들을 높게 사거니와 나또한 그런 사람이고 되려고 노력한다.

토너먼트란 경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경기를 시작하는 것이다.’
시작하지 않으면 열심히 익혀둔 것이 필요가 없다.
시작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아무런 생각없이 시작하는 것은 시작하는게 아니다.
세상일은 마음대로 잘 되지 않는다.

원래 잘 되지 않는다. 실패에 주저앉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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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초년생들에게”에 대한 6개의 댓글

  1. hyosuk
    2013년 11월 6일

    좋은글 감사합니다.

    • subokim
      2013년 11월 6일

      좋은 댓글 감사합니다.

  2. 히진
    2013년 9월 5일

    우아퍼가도되나요?

    • subokim
      2013년 9월 5일

      감사합니다. 출처 명기만 부탁드립니다.

  3. 김세정
    2013년 8월 9일

    좋은글 감사합니다.

    • subokim
      2013년 8월 9일

      격려 말씀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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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엔트리는 2013년 7월 24일에 님이 스타트업에 게시하였으며 , , , , 태그가 지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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