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의 중심에서

세상을 밝히는 SW 제품을 개발합니다.

스타트업 개발자

이 글은 개발자로 시작해서 스타트업을 꿈꾸는 분들께 들려주고 싶습니다.
저도 젊어서 성공하는 것을 꿈꾸며 많은 경험을 쌓고자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현장은 개발 이외의 다른 능력들도 많이 필요했습니다.
이런 것에 대해 멘토링 해주는 사람을 거의 만날 수 없었습니다.

저는 아직 개발과 사회가 만나는 부분, 개발과 산업이 만나는 부분에 대한 경험들이 제대로 축적되고 있지 않다고 느낍니다. 물론 최근 들어 많은 분들이 노력해주고 계십니다.

제가 드리고 싶은 조언은, ‘기다리거나 바라지 말고 스스로 그렇게 되라.’는 것입니다.
가고자 하는 분야에 선구자가 없다면 자신이 부딪혀서 실력을 쌓아 가는게 가장 빠른 길입니다.

덧) 이 글이 기획자는 필요없다는 의미로 읽히지 않았으면 합니다.
적절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회계 개발자는 기초적인 회계지식이 없으면 개발을 할 수가 없습니다.
소수점 반올림을 엉뚱하게 처리해버리면 일결산이 틀려지니까요.
그러나 회계 개발자가 회계 담당자는 아닙니다.
전문가란 기술 외 업무적 소양을 함께 가졌을 때 그렇게 불립니다.
스타트업의 개발이라고 해서 다르지 않습니다.
소셜 개발자라면 적어도 소셜에 대한 제반 사항들을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다.


Facebook Paper 를 개발한 Creative Lab 사진

Facebook Paper 를 개발한 Creative Lab 사진

※ 링크 : ‘페이퍼(Paper)’를 둘러싼 15가지 이야기

링크를 눌러보시면 얼마전 페이스북에서 출시한 페이퍼라는 서비스의 팀 구성을 알 수 있습니다.
이 구성에 기획자라는 사람은 없습니다. 왜 없을까요? 우리가 아는 기획자의 역할은 누가 했을까요?

1.개발자는 개발만 한다?

개인적으로는 스타트업에서 서비스 기획자라는 사람을 뽑는 것에 회의적입니다.
스타트업에서 기획이라는 것이 업무이지 사람의 역할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구성원이 함께 아이디어를 놓고 다양한 논의를 할 수 있어야 하지, 한 사람의 머릿 속에서 전체 스토리를 디테일한 레벨까지 만들수 없기 때문입니다.

대기업화된 조직구조에서 기획이라는 역할은 분업이라는 이름 하에 한 사람에게 맡겨져버립니다. 분업화는 틀이 짜여진 경우에 효율적이지만, 틀이 없는 스타트업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래서 스타트업에는 개발자들에게 더 많은 역할들이 있습니다.
스타트업에서 개발자들은 아이디어를 구현하다보면 다양한 허점들과 굉장히 많은 다른 가능성과 파생 아이디어에 제일 먼저 부딪히게 됩니다.
구현이란 아이디어를 논리적으로 현실적으로 연결하는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역할을 나누면 개발자는 개발에만 집중합니다.
구현 중에 발견된 아이디어는 숨어버리고, 다른 이가 다시 발견해낼 때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게 됩니다.
‘왜 알고도 이야기 안해줬어?!’ – 이런 불평을 들어본 적이 있지 않으신가요?
아는 만큼 보이기 때문에 개발자가 기획의 눈을 가져야 하는 것은 매우 당연합니다.

그러나, 개발자의 본업은 개발이므로 깊이 있는 식견을 가지는데 한계가 있고, 틀을 뛰어넘는 사고를 하기는 부족합니다.
많은 스타트업이 이런 부분의 전문가를 찾고 있습니다.
그래서 기획자라는 사람을 뽑아놓고, 그들이 이런 부분을 해소해주길 기대합니다.
하지만, 만일 그런 고민을 잘 해결해주는 사람이 나타난다면 오히려 수퍼맨이라 불러야 할겁니다.
수퍼맨을 기획이라는 이름으로 찾고 있지 않는지 되돌아 보아야 합니다.

2.애매한 것은 미루지 말고 함께 해야 한다.

클릭을 어떻게 해야할지 디테일을 정하는 것은 함께 모여서 이야기해야지 한 사람의 역할로 미루어서는 안됩니다. 일을 해보면 디테일은 칼로 나누듯 자를 수가 없는 부분이 많기 때문입니다.

제품이 가져야 할 내용물에 대해서 고민하는 사람이 있어야 합니다.
저는 그 사람을 제품개발자, 또는 컨텐츠 개발자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여행관련 사업을 할 때 여행가이드이면서 작가 경력을 가진 분과 일을 했었는데 충분히 좋은 솔루션이었고, 함께 좋은 시너지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그는 인터넷 서비스를 어떻게 구현해야 할지는 몰랐지만, 어떻게 해야 재미있는지를 현장의 소리를 들려주었습니다.

정의하기 모호한 모든 것을 기획의 영역이라고 부른다면, 아주 느리게 아무것도 구현되지 않습니다.
일을 엄격하게 분업화하면 자연스레 핑퐁게임이 일어납니다. 이것은 작은 스타트업에 특히 치명적입니다.

3.프로듀싱이 핵심이면 아웃소싱이 낫다.

기획이라는 업무는 제품이나 서비스의 방향성을 토의하고 상의하는 과정입니다.
한 사람 머리 속에서 쥐어짠 결과물(기획서라는 문서)을 최첨단 기술로 구현해주는 것으로는, 스타트업의 생명력이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만일 함께 새로운 문제나 전략을 논의할 것이 아니라면, 팀으로 모여서 일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냥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이 베테랑 아키텍트를 찾아가서 설계도면을 그려달라고 하십시요.
그리고 그 설계도면을 들고 전문 개발사를 찾아가서 제품을 만드십시요. 그게 오히려 더 낫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한 번 만들어서 팔아치우는 제품에 적합한 과정입니다.
계속 기능을 더하고 변경해야 하는 소프트웨어 비즈니스에서는 그럴 수가 없습니다.
특히 실험적인 아이디어를 가지고 계속 뭔가를 변경해야 하는 경우라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분업화된 큰 회사라면 기획이라는 역할이 프로듀싱일 수도 있습니다.
아이디어를 짜내고 고객을 연구하고 성공원리를 발견하여 서비스에 추가하고 비즈니스를 책임지는 사람일 수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이 비즈니스에 중요한 사람들이고, 개발이나 디자인은 아웃소싱에 불과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작은 스타트업은 그렇지 않습니다.
아웃소싱은 새로운 무언가를 빠르게 만들기에는 좋은 선택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무언가를 빼거나 변경하기에는 매우 나쁜 선택입니다.

대부분의 아웃소싱 업체들은 유지보수에 필요한 설계도면보다는 동작하는 결과물을 만드는데만 집중하기 때문입니다. 어떤 업체는 락인을 위해서 그런 것을 악용하기도 합니다.

설계도면이 없으면 기능을 더하거나 뺄 수 없습니다.
즉, 제품을 상황에 맞게 변형시킬 수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계속 길을 더듬어서 찾아가야 하는 스타트업에게 그런 유연성이 없다는 것은 사형선고와도 같습니다.
(설계도면을 어떻게 만들면 좋은지는 다음 기회에 정리하겠습니다.)

4.’업무’를 같이 하라.

즉, 기획이라는 업무는 개발자와 디자이너 모두 알아야 합니다.
아니, 스타트업 참여자라면 모두 알아야 합니다.
구성원 스스로 왜 만들어야 하는지 알지 못한다면, 영혼없는 결과물들로 서비스는 가득 채워지게 됩니다.
스타트업에서는 그 누구도 세세한 부분까지 지시하고 관여할 수 없으니까요. 타협하면 그게 소비자 앞으로 나가게 됩니다.

전략과 컨셉이 훌륭함에도 불구하고, 사용자가 모이지 않는 수많은 짝퉁 서비스들이 그렇습니다.
지금 앱스토어를 들어가서 듣보잡 앱들을 깔아보십시요.
어떤 것은 트위터를 닮았고, 어떤 것은 페이스북을 닮았습니다.
하지만, 그것들이 과연 내 손에 착 감기는지 생각해보십시요.
디테일은 서비스에 대한 이해와 자발적 참여가 없으면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아이디어 외에 모든 것을 아웃 소싱할 수 있는 비즈니스라면, 기획자라는 프로듀서가 핵심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용자들에게 당신이 원하는 것을 효율적으로 제공해야 하는 ‘서비스’라면, 기획이라는 업무는 반드시 팀원들과 함께 수행해야 합니다.
훌륭한 리더를 만나고 훌륭한 동료를 확보하는 것은 필수적입니다.
기획이라는 업무를 좋아하거나 익숙한 디자이너나 개발자들이 필수적입니다.
동료들은 실패를 한 사람의 잘못으로 몰지 않고 문제해결을 위해 같이 노력할겁니다.
스타트업에서는 웹시나리오보드를 그리는 기획자는 지워버리십시요.
대신 비즈니스를 꿰뚫어보는 베테랑 사업가가 더욱 절실합니다.

5.관심분야에 대한 외연을 넓혀라.

기계공학이 자동차로 가면 자동차 공학이 되고, 비행기로 가면 항공공학이 됩니다.

스타트업에 적합한 개발자는 사업적 감각과 여러 분야의 지식이 풍부해야 합니다.
특정 분야에 대한 인사이트가 깊다면 더욱 좋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런 개발자가 있을까요? 아마 없을 겁니다.
당신이 그런 개발자가 되어보는 것이 어떨까요?

서비스 스타트업에 관심이 있다면 개발 서적 외에 마케팅이나 서비스 관련 서적도 몇 권 사서 공부하십시요.
가수가 프로듀서가 되기도 하고, 배우가 영화감독이 되기도 합니다.
소프트웨어 개발에서도 당연히 그럴 수 있습니다.

과연 서비스 스타트업 분야만 그럴까요?
일반적인 B2B라도 소프트웨어가 비즈니스의 핵심이라면, 아웃소싱보다는 좋은 개발팀을 만들어야 합니다.

개발자들이 개발기술에만 관심을 가지는 건 어리석은 일입니다.
자신이 가진 기술의 외연에 관심있는 산업군과의 인터페이스를 열어두십시요.

기획도 공부하고 회계도 공부하고 운동도 공부하십시요.
그것이 개발자들에게는 창조력이라는 새로운 힘을 가져다 줄 것입니다.

스타트업 개발자에게는 창조력이 아주 큰 경쟁력입니다.
창조력은 호기심과 실행력, 성장에 대한 갈망이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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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개발자”에 대한 22개의 댓글

  1. 손석환
    2015년 5월 17일

    깊이 생각해 볼만한 내용이네요.
    저에게 꼭 필요한 것 같습니다.

  2. filopark
    2014년 11월 23일

    경영학 전공하고 혼자서 개발 공부하고 있는 학생입니다.
    너무 감사드립니다. 불안감도 많았는데, 이 글을 읽고 불안감이 많이 사라졌습니다. 화끈하게 열심히 공부해보겠습니다.

    • subokim
      2014년 11월 23일

      힘내라고 화이팅 보내드립니다. 경영과 개발은 분명 좋은 시너지가 날 것으로 기대합니다. :-)

  3. usaricewine
    2014년 2월 23일

    댓글에서 언급하신 응용성과 유연성이 뛰어난 개발자가 되기위해서는 기술익히기에 항상노력하고 그것을 회사소스에 견고하게 적용시키고, 예를 들어 asynch servlet 이란 신기술을 소스형상관리에 적용시키기 위해서 팀의 관리자를 설득시키고 팀원을 설득시켜서라도 내가 익힌 기술로 코딩할려는 열정이 필요한것같습니다
    프리 오래한 나이든 개발자와 스타트업이 잘맞을수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프런트 엔드중심으로 나이먹어왔고 신기술과 뉴프레임워크로 코딩하고픈 나이든 개발자도 많습니다. 업무경험이 많으니 기획의눈을 가진 개발자가 될수도 있을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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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엔트리는 2014년 2월 15일에 님이 개발자의 삶, 스타트업에 게시하였으며 , 태그가 지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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