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의 중심에서

기술은 사람을 행복하게 할 때 가장 가치가 크다.

2.0을 만드는 힘

자가발전을 통한 무한동력의 꿈, 사업의 성공도 이렇게 되면 좋겠다고 누구나 바라고 있지만 실현된 적은 없다.

자가발전을 통한 무한동력의 꿈, 사업의 성공도 이렇게 되면 좋겠다고 누구나 바라고 있지만 실현된 적은 없다.

이 이야기를 쓰고 지우기를 몇 번 했습니다.
‘내가 이 이야기를 해도 될까?’를 고민했습니다. 제가 겪은 몇 번의 스타트업들이 대부분 비슷한 이유, 비슷한 모습으로 넘어졌습니다. 처음에는 예외케이스라고 생각했지만, 비슷한 사례를 반복해서 보게 되니 꼭 한 번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선 이 이야기는 “인터넷 서비스”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어찌어찌 서비스가 나와서 인기를 얻었고, “이제 무엇을 어떻게 하지?”라고 고민하는 CEO분을 위한 이야기입니다. 사업이 성공하고 망하는 이유는 입체적이어서 꼭 하나가 원인이라고 단정하기 힘듭니다. 이 글에서 말하고 싶은 것은 팀 빌딩 및 팀 유지의 중요성, 그리고 기술자산에 대한 것입니다.

참고로 1.0 이란 서비스가 처음으로 출시된 상태, 2.0 이란 한 번 크게 서비스가 업그레이드된 상태를 말합니다.

인터넷 서비스에서 첫 번째 성공은 그리 오래 가지 않습니다. 치솟는 트래픽에 대응하는 것 만으로 2-3개월이 후딱 지나가 버리고 맙니다. 반면 대중의 관심은 오래 가지 않습니다. 아무리 잘 만든 서비스도 이용자는 서서히 줄어듭니다.

실리콘밸리의 기업들은 계속 기능을 업데이트하여 사용자 이탈을 막고 새로운 사람들을 유인합니다.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할인 쿠폰과 이벤트를 이용해 사용자를 모읍니다. 하지만 금방 사용량이 빠져버리기 때문에 계속해서 이벤트를 반복합니다. 그렇게 하면 쉽세 사용자가 모이기 때문에 서비스가 부족해도 넘어갑니다.

왜 그럴까요? 바로 2.0을 만들 힘이 없기 때문입니다. 사업가라면 누구나 한 번 이룬 성공이 영원하기를 원합니다. 조직이 알아서 굴러가기를 원합니다. 하지만 2.0 을 만들 힘이 없다면 첫번째 성공은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힘을 잃어갑니다. 가장 쉬운 사례가 “다른 서비스를 베낀 서비스”입니다. 잘 되는 서비스의 사용자를 뺏어오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성공한 듯 보입니다. 하지만, 2.0을 만들 수 없기 때문에 오래 지나지 않아 쉽게 잊혀지고 맙니다. 정부와 대기업이 만들었던 꽤 많은 서비스들이 이 길을 걸었습니다. 반대로 2.0을 만들 힘이 조직 내부에 있다면 흉내를 내었더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완전히 달라집니다.

이 2.0을 만드는 힘을 구성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한 번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이론적인 정답을 말하고자 하는 것은 아닙니다. 제 경험들을 정리한 생각입니다.
따라서 표현이 부족할 수도, 다른 분과 생각이 다를 수도 있습니다. 댓글로 의견을 주시면 화두로 삼고 고민해 보겠습니다.

1. 동기를 만들어 내는 철학.
2.0을 만드는 힘의 핵심은 조직 구성원들의 강한 동기입니다. 그리고 이 동기는 목표를 달성하는 수단이 아니라 진화를 계속하게 하는 힘이어야 합니다. 목표달성을 위한 동기는 돈으로 만들 수 있지만, 진화를 위한 원동력은 그럴 수 없습니다.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금방 돈이 바닥 나 버리기 때문입니다. 방향을 잃고 서성이고 있을 때 한 곳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바로 “철학”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 철학은 일반적으로 사업가의 믿음으로부터 나옵니다.

1.0을 성공하고 나면 수많은 옵션들이 눈 앞에 펼쳐집니다. 어느 하나도 나쁜 것이 없고 모두 좋아 보입니다. 모두 가지고 싶습니다. 이 때 철학이 없으면 어떤 길도 선택할 수 없습니다. “돈을 벌려고” 시작한 서비스는 “돈이 벌리는 순간”부터 2.0을 만들 수 없습니다. 목표가 달성되었기 때문에 더 이상 진화할 이유가 없는 것입니다.

그리고 사업 철학은 팀원들이 공감할 수 있어야 합니다. 팀원들은 디테일을 만들어야 할 사람들입니다. 동기가 없다면 그 디테일을 알아서 채울 수 없습니다. 오히려 디테일에 반발하기 때문에 팀웍을 오히려 해치기도 합니다.

2. 잘 훈련된 팀과 구성원의 유지
철학을 잘 이해하고 동기가 잘 유지되고 있으면, 팀 스스로 좋은 협업 과정을 선택하고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기 시작합니다. 스타트업 초기에는 대부분 이런 신나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조금 지나면 매너리즘에 빠지게 되고 팀웍이 조금씩 깨지기 시작합니다. 안타깝게도 이 때 대부분의 결정권자는 팀원들을 교체하려고 합니다. 그렇게 훈련된 팀도 깨지고, 훈련된 구성원도 잃어버리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기술인력들은 최소한 3년 이상 되어야 밥값을 하고 기술팀도 1년 이상이 되어야 성과를 보여주게 됩니다. 왜냐하면 성과란 협업의 결과물인데 협업은 사람의 일이라 반드시 물리적인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팀웍이 깨지고 나면 협업의 숙련도와 완성도는 낮아 지게 됩니다. 아예 2.0을 만들 힘을 완전히 상실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인터넷 서비스는 팀 상태의 유지 관리가 매우 중요하면서도 어려운 사업 분야입니다.

팀을 유지하고 관리하는 것은 돈이나 술로는 해결되지 않습니다. 이미 겪어보셨다면 더 잘 알고 있을 겁니다. 시간은 사업가가 투자할 수 있는 최고의 자산입니다. 좋은 팀은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투자해서 길러내는 것임을 잘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3. 기술자산의 축적.
동대문 평화상가에 가면 옷을 만들 때 쓰는 다양한 부자재들이 있습니다. 용산에 가면 전자제품을 만들기 위한 다양한 부품들이 있습니다. 이런 부품들이 잘 되어 있기 때문에 완제품이 쉽고 빠르게 만들어집니다. 소프트웨어나 인터넷 서비스도 마찬가지입니다. 제로베이스에서 만들려면 아무리 뛰어난 사람이 와도 많은 시간과 비용을 필요로 합니다. 오픈 소스를 쓴다 해도 한계가 있습니다. 자주 쓰거나 특별히 관리해야 할 기술들이 있다면 이것을 자산화하여 계속 발전시켜야 합니다. 아웃소싱 성과물도 기술 자산으로 축적될 수 있다면 더욱 좋습니다.

그러면 기술자산은 무엇일까요? 사업적으로는 돈으로 바꿀 수 있는 특허나 프로그램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기술적으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기술적으로 활용이 가능한 유무형의 것”이어야 합니다. 작게 만들어진 소프트웨어 부품이거나 바로 사용할 수 있는 형태라면 더욱 좋습니다. 라이브러리나 기능 모듈이어도 좋고, API면 더욱 좋습니다.

즉, 기술자산이란 기술자들이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쌓아놓고 다듬어 놓은 유무형의 산출물을 말합니다.. 작업 프로세스도 기술자산일 수 있습니다. 좋은 기술 자산을 쌓고 유지하는 전체를 조직문화라고 합니다. 좋은 요리에 좋은 식자재가 쓰이듯 좋은 기술자산을 쌓는 것에 회사가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왜냐하면 기술자산을 쌓는 일에도 시간과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무엇이 기술자산인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답은 간단합니다. 기술자산은 제대로 활용될 때 가장 가치가 큽니다. 따라서 제대로 이용하는 사람이 기술자산을 쌓도록 결정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것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기술자산의 존재가치는 서비스와 사업을 잘 되게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4. 기획팀과 디자인팀은?
사업을 준비하면서 여러 사람을 만나보신 분들은 알겁니다. ‘제품을 만드는 사람’과 ‘제품을 파는 사람’은 확연히 다른 철학과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자동차 판매를 예로 들면 실적을 두 배로 올리라는 목표를 받았을 때 영업사원들은 100명이 아니라 200명을 만날 생각을 합니다. 구매 확률을 고정변수로 보는 겁니다. 하지만, 기술직 사원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어떻게 더 잘 만들어야 100명 중에서 더 많은 사람이 구매를 할까 고민합니다. 구매확률을 올리려고 시도하는 것이지요. 어느 한 쪽을 두둔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둘 다 중요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서로 반대되는 성향입니다. 그래서 한 사람이 두 가지 성향을 가질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기획자와 디자이너는 어떤 쪽일까요? 둘 다 만드는 쪽의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이들도 넓은 의미에서는 서비스 개발팀입니다. 따라서 팀을 구성할 때 좋은 기획자와 디자이너를 함께 포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 사람들이 함께 잘 협업해서 지속적으로 성과를 내는 조직문화와 인프라가 바로 “2.0을 만드는 힘”인 것입니다.

5. 정리
쓰고 보니 흔한 이야기가 되어버렸습니다만, 생각보다 관심이 적은 사업가분들이 많습니다. 성과에 대한 압박, 주주들과의 약속, 단기매출에 집중하다 보면 어느덧 “2.0을 만드는 힘”은 눈 밖으로 멀리 사라지고 없습니다.

아직도 가끔씩 외주를 이용해 인터넷서비스를 만들어도 되냐는 질문들이 있습니다. 어떤 경우는 사업의 핵심을 통째로 외주 조달하기도 합니다. 2.0을 만들 필요가 없다면 상관 없습니다만, 인터넷 서비스라면 그렇지 않습니다.

사업에 정답은 없습니다만, 저는 사업이 좋은 인연을 만나고 행운을 만나는 과정의 연속이라고 생각합니다. 1.0 이 성공했다면 그것만으로도 큰 행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인터넷 서비스라면 한 번의 성공에 만족하지 않고 “계속해서 성공하기 위해 무엇에 집중할 것인가?”를 고민하면서 조금 더 멀리 보고 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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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엔트리는 2015년 10월 5일에 님이 개발팀과 프로젝트, 스타트업에 게시하였으며 , , 태그가 지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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