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의 중심에서

기술은 사람을 행복하게 할 때 가장 가치가 크다.

건축과 소프트웨어의 비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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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집은 우당탕탕 지으면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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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건축물은 시스템을 넘어 예술성까지 포함하고 있다.

‘기존에 수작업으로 처리하던 일을 전산화하는 것’과 ‘기존에 존재하지 않던 비즈니스를 시스템으로 만드는 것’은 완전히 서로 다른 일입니다.
같은 칼과 같은 재료를 쓰지만 <중화요리>나 <한식요리>를 만드는 것 만큼 다른 이야기입니다.
코딩이 칼을 다루는 것이라면 프로젝트는 요리를 만드는 것입니다.

그런데 ‘기존에 수작업으로 처리하던 일을 전산화하는 경우’란 대부분 의뢰자가 IT를 모르는 경우입니다. 그래서 많은 경우 시스템의 개발과정을 <건축>에 비유합니다. 그리고 많은 실패로 인해 <건축>일을 폄하하는 인식도 생깁니다.

그런데 과연 실패가 <건축>하는 것처럼 일했기 때문에 생긴 것일까요? <건축>이 나쁜 프로세스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프로젝트가 실패하는 것일까요?
그래서 오늘은 그 <건축>에 대한 이야기를 스크랩 해 보았습니다.
무엇을 느낄 수 있을까요? 그냥 함께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눈에 보이는 <건축물>을 하나 짓는데도 이렇게 많은 일들이 있습니다.
하물며 눈에 보이지 않는 <소프트웨어 시스템>을 만드는 일이라면 어떨까요?
애자일이냐 폭포수는 대량생산을 위한 프로세스가 아닙니다.
<시스템>은 프로세스로 찍어내는 것이 아니라, 참여자들의 문제의식과 해결의지를 바탕으로 문제를 풀어내는 과정이라는 것을 말하고 싶었습니다.


※ 출처 : 하우빌드 http://www.howbuild.com
※ 제목 : 컴사장과 노가다의 건축이야기

하나. 집을 지을려고 하는데 평당 얼마나 하냐?

컴사장: 가다야. 내가 집을 한 번 지어보려고 하는데. 공사비가 얼마나 드나?
노가다: 몰라.
컴사장: 왜 몰라. 네가 하는 일이 노가단데. 너 초짜 아니냐?
노가다: 이놈아. 내가 노가다 밥 10년이다…….
아~ 그래~!! 너. 예전에 내가 컴퓨터 조립하는데 얼마나 하냐고 물었을 때 네가 뭐라고 했냐?

컴사장: 뭐. 조립하기 나름이라고 했었지.
노가다: 그래…….집도 짓기 나름이야.
컴사장: 아. 글쎄, 대충 얼마냐고. 동네 건축업자한테 물어보니까 잘만 얘기해 주두만…평당 300만원이면 자기가 지어 준다는데.
노가다: 참 쉽구나……. 그럼 다시 한 번 물어보자. 컴퓨터 조립하는데 대충 얼마나 하는데?

컴사장: 우선 용도를 알아야 하겠지.
문서나 인터넷 작업만 할 것 같으면 고 사양을 쓰지 않아도 되겠지만, 동영상이나 게임하려면 CPU도 좋아야 하고 그래픽카드도 좋아야 하고 램도 좀 높게 해야 하 고…….
노가다: 그럼 사양 좋은 컴퓨터는 얼마나 하냐?
컴사장: 글쎄……. CPU만 보더라도 성능에 따라 종류가 다양하고 가격도 차이가 많으니까…….
메이커에서 나온 완성품 컴퓨터가 아닌 이상, 정말 조립하기에 따라 가격은 천차만별이야.
본체만 보더라도 40 ~ 100만원 사이 정도 봐야 할 걸…….
노가다: 컴퓨터 가격이 조립하기 나름인 것처럼 집 짓는 것도 똑같아.
집을 짓는 것은 홈쇼핑에서 완제품 컴퓨터를 사는 게 아니고, 컴퓨터 조립하는 것과 비슷해.
똑같은 면적의 건물을 지어도 어떻게 짓는가에 따라 1억에도 지을 수 있고, 2억에도 지을수 있다는 말이야. 알겠니……. 같은 평이라고 하더라도 어떻게 짓느냐에 따라 금액은 천차만별이야.

컴사장: 그래도 주택이면 얼마, 상가면 얼마 이런 게 있지 않냐?
노가다: 오늘 너에게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 비밀을 알려주마.
여기 네 개의 건물이 있는데 면적이나 마감 재료는 다 똑같고 높이, 가로, 세로, 층수만 조금 틀리다.
공사비가 어떨 것 같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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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사장: 면적도 같고, 마감 재료도 같으면 공사비는 비슷하지 않을까?
노가다: 1번이 평당 200만원이면, 2번은 223만원, 3번은 232만원, 4번은 265만원이야.
1번을 기준으로 2번은 한 층의 높이를 60cm만 올렸는데 공사비는 11%가 비싸.
3번은 한 층의 높이는 그대로고 건물의 가로, 세로만 바뀌었을 뿐인데 공사비는 16%가 비싸.
4번은 전체 면적과 한 층의 높이는 같고 층수만 달라지니 공사비는 33%가 비싸지지.
만약에 층고도 높아지고, 가로. 세로도 달라지고, 층수도 달라진다면 공사비는 50%까지 차이가 난다.

컴사장: 면적이 다 같다며……. 어떻게 이렇게까지 차이가 나지?
노가다: 아직 놀라지 마라.
만약에 외부 마감 재료만 2배 비싼 것으로 한다면 공사비는 23%가 올라간다.
정리를 하자면 면적이 같더라도 층고, 가로, 세로, 층수, 마감 재료가 다르면, 평당 공사비가
크게는 2배까지 차이가 난다는 거야.
면적은 같은데 하나는 공사비가 4억이고, 하나는 8억이 되는 거야.
컴사장: 놀랍군. 놀라워.
노가다: 네가 나에게 평당 얼마냐고 묻는 게 얼마나 바보 같은 짓인지 알겠지.

컴사장: 그런데 사람들은 많이 사용하고 있잖아.
노가다: 평당 공사비가 잘못되었다는 것이 아니라, 사용방법이 잘못되었다는 거야.
컴사장: 그건 무슨 얘기냐?
노가다: 평당 공사비는 임대 계획을 잡고 수익률을 분석하고 공사비 계획을 세우기 위해서 필요한 거지.
네가 설계도 하기 전에 “요즘 평당 공사비가 얼마냐?”라고 물어보라고 있는 것이 아니야.
또는 아파트와 같이 비슷한 구조와 마감으로 된 건축물의 가격을 비교하기 위해 사용하거나. 알겠니?

컴사장: 좀 자세하게 알려줘.
노가다: 이 얘기는 길어지니까 내가 나중에 알려줄께.
컴사장: 그러면 나한테 평당 얼마에 공사해준다고 하는 사람들은 뭐냐?
노가다: 그 사람이 설계도면을 보고 수량을 정확히 뽑아서 공사비를 산출해서 너에게 “평당 300 만원입니다” 라고 얘기 한다면 그 사람은 너에게 정답을 알려 준거야. 하지만, 도면도 보지 않고 너에게 평당 300만원이라고 얘기하는 사람은 단지 고객의 관심을 끌기 위한 영업사원일 뿐이야.
계약하려고 하면 여기 저기 없던 옵션들이 생기고 금액이 올라가지.
내가 아는 분 중에 건축업계에 30년을 몸담았던 분이 계신데 그 분은 건축주를 만나서 도면을 딱 보면 그 자리에서 “평당 얼마면 됩니다.”라고 얘기를 하는데 궁금해서 내가 물어봤다.
“형님은 어떻게 내역도 없이 그 자리에서 공사비가 나오시나요?”라고 했더니 그 분 말씀이 “가다야. 정확한 공사비는 나도 모른단다. 견적을 뽑아봐야 알지. 건축주가 궁금해 하니까 어쩔 수 없이 얘기를 해줄 뿐이야.”

컴사장: 경험이 많으면 그래도 어느 정도 정확하지 않냐?
노가다: 아직 멀었구나.
일주일을 자료 조사하고 계산해야 나오는 답을 앉은 자리에서 해줄 수 있는 사람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니? 그런데……. 너 집은 어디에 지으려고 하냐? 토지이용계획서에는 어떻게 나와 있는지는 확인했냐?
컴사장: 무슨 계획서? 집짓는데 계획서도 필요하냐?
노가다: 그러면 지금 구청 가서 토지이용계획 확인서 떼어 와라. 2,000원도 안 해.
네가 옛날에 싸게 컴퓨터 조립해 줬으니까, 내가 돈 주고도 못 배우는 것을 알려주마.
그리고 앞으로는 어디 가서 평당 얼마냐고 묻지 마라. 아~ 오면서 커피도 뽑아와라. 난 카페라떼.

둘. 토지이용계획확인서

컴사장: 어이~. 오래 기다렸지. 여기 토지이용계획 확인서. 떼기 쉽던데. 공무원도 친절하고.
노가다: 커피는 뽑아 왔냐?
컴사장: 커피는 여기 대령이요…….
노가다: 서류 이리 줘봐. 보자. 지목은 대지로 되어 있고. 면적은 335㎡ 이니까. 100평정도 되네.
땅도 도로에 접해 있고…….도시지역이고 제2종일반 주거지역이군. 다른 특별한 해당사항은 없고. 땅은 괜찮네. 뭐.

컴사장: 뭐 그리 혼자 중얼 거리냐? 이 서류가 집 짓는데 정말 필요는 한 거냐.
노가다: 잘 들어. 너한테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얘기니까.
토지이용계획 확인서는 네 땅의 사용설명서야.
여기에는 네 땅에 어떤 건물을 얼마나 넓게 그리고, 몇 층이나 지을 수 있는지가 나와 있다.
당연히 땅을 사거나 집을 짓거나 하기 전에 반드시 확인해야 할 서류야.
컴사장: 그런데 여기에 몇 층 지을 수 있다는 내용은 없는데?
노가다: 잘 봐. 설명해 줄게.
여기에 제 2종일반 주거지역이라는 적혀 있지. 이 말은 여기에는 단독주택이나, 공동주택 그리고 1종 근린 생활시설을 네 땅에 지을 수 있고, 건폐율은 60%이하, 용적율은 200%이하로 지을 수 있다는 얘기지. 건폐율은 바닥면적/땅의 면적이기 때문에 한 층의 면적은 201㎡ 이내로 해야 하고, 용적율은 건물 전체면적/땅의 면적이기 때문에 건물 전체 면적은 670㎡ 이내로 해야 한다는 얘기야.

컴사장: 근데 여기에 건폐율, 용적률이라는 말은 안 적혀 있는데.
노가다: 여기에 건폐율, 용적률이 적혀 있지는 않아.
토지이용계획 확인서에는 네 땅이 어떤 지역에 속해 있다고 표시만 해 놓고 그 지역에 해당하 는 내용은 도시계획조례에 있기 때문에 도시계획조례를 확인해야 한다.
컴사장: 복잡하네. 도시계획조례는 뭐냐?
노가다: 도시계획조례는 지방 자치단체 별로 땅을 어떻게 이용하겠다고 지정해 놓은 법이라고 보면 된다. 그래서 네 땅을 알고 싶으면, 토지이용계획 확인서와 조시계획조례를 같이 확인해야 하는 거야.

컴사장: 그러면 토지 이용계획 확인서와 도시계획 조례만 보면 내 땅에 대해서 다 알 수 있는 거냐?
노가다: 아니……. 사실 토지이용계획 확인서가 건축에 필요한 중요한 것들을 보여 주기는 하지만, 모든 것을 다 보여주지는 않아. 건축을 하기 위해서는 정말 많은 것들을 더 확인해야 한다. 하지만, 네 땅의 가치를 보여주는 서류이기 때문에 네가 땅을 사거나 건축을 할 때 반드시 확인해야 할 서류지.
컴사장: 무슨 가치?
노가다: 똑같은 면적의 대지 중에 어떤 대지는 건물을 100평 지을 수 있고, 어떤 대지는 건물을 200평 지을수 있다면, 어떤 땅이 좋고 비싼 땅일까?

컴사장: 당연히 200평을 지을 수 있는 땅이 좋지.
노가다: 그렇지 토지이용계획 확인서에 뭐라고 되어 있는지에 따라 땅의 가치가 달라지는 거야.
그리고 적어도 건축을 시작하기 전에 네 땅에 어떤 건물을 몇 평이나 지을 수 있는지는 네가 알고 시작해야 한다는 거야. 그래야 계획을 세우지.
컴사장: 무슨 계획?

셋. 건축계획을 세우자

노가다: 집을 지으려면 당연히 계획을 세워야지. 아무생각 없이 대충 하려고 하지마라.
네가 돈이 너무 많아 심심풀이로 집을 짓는 게 아니라면, 여기에 네 인생이 걸려 있는 거야.
신중에 신중을 기해도 모자람이 없단다. 알겠지. 우선 건축을 하는 순서를 알려주마.
건축은 “계획 -> 설계 -> 건축허가 -> 견적 -> 시공자 선정 -> 착공신고 -> 시공 – >준공”으로 진행된다. 여기에서 제일 첫 번째 해야 할게 뭐지?
컴사장: 계획.
노가다: 그렇지. 건축의 첫 번째 단추는 “계획”이고, 이 계획이 건축의 성패를 좌우한다.
그런데 계획을 세우기 전에 먼저 해야 할 것이 있다.
컴사장: 땅을 확인하는 일이겠지.

노가다: 그렇지. 이제 아주 똑똑해 졌는걸.
토지이용계획 확인서를 확인해서 이 땅에 어떤 건물을 몇 평이나 지을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첫 번째이고, 두 번째는 목적을 명확히 할 것.
네 가족이 살 주택을 지을 건지. 아니면 임대 수익을 위해 상가를 지으려고 하는지 목적을 명확 하게 해야 한다. 잘못하면 배가 산으로 간다.
컴사장: 만약 내 땅에다가 건물을 짓는다면 내 땅에 맞는 건물을 계획하면 되고, 땅이 없다면 계획에 맞는 땅을 사면 되겠네.
노가다: 그렇지. 땅과 목적이 결정되었다면 이제 계획을 짜야지.
계획은 “1. 사업성 검토, 2. 공사비 계획, 3. 공사 진행 일정”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네가 살 집이라면 사업성 검토가 필요 없겠지만, 판매나 임대를 계획한다면 검토를 해봐야 한다.
예를 들어 땅의 시세가 평당 500만원이고 주변에 집들이 평당 800만원에 거래가 되고 있고, 네가 100평짜리 땅에 200평 집을 짓는다면 네가 집을 지어 판매해서 얻을 수 있는 수익은 800만원×200평=16억이지.
이때 네가 투자해야 할 돈은 땅값 100평×500만원=5억과 공사비다. 여기에서 수익이 나려면 공사비가 11억 이내이어야 하는데, 이때 평당 공사비는 11억÷200평= 550만원이다.
따라서 세금이나 금융비용을 생각해서 평당 500만원 이내로 공사가 된다면 수익성이 있다고 볼 수 있는데, 동일 규모나 형태의 건물 공사비가 평당 250~350만원 정도니까 충분히 사업성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컴사장: 아~ 평당 공사비는 이때 사용하는 구나.

노가다: 그래. 평당 공사비는 개략적인 공사비 예측이나 임대나 판매 가격을 계산할 때나 사용하는 거야.
자~! 이제 사업성 검토가 끝났으면 공사비를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를 계획한다.
사업성이 아무리 좋아도 돈이 없으면 안 되겠지. 돈이 없어서 대출을 많이 한다면 이자부담이 커지니까 수익성이 떨어져서 사업성이 없어질 수도 있다.
사업성도 좋고, 공사비 계획도 세웠다면 공사 진행 일정만 세우면 된다.
언제쯤 설계하고 착공해서 언제쯤 준공할지 전반적인 계획을 세우고 여기에 맞추어 자금 집행계획을 세우면 된다.
컴사장: 근데 계획대로 일이 되지는 않잖아.
노가다: 당연히 안 되지. 실제 설계를 하면서 네가 계획한 건물 면적보다 적게 나올 수가 있고, 예상보다
공사비가 올라갈 수도 있고, 임대를 할 때 임대 시세가 계획보다 낮아질 수도 떨어질 수도 있다.
그래서 계획은 계속 수정과 보완을 해가는 거야.
계획대로 일이 되지 않는다고 해서 맨땅에 헤딩하는 바보가 되어서는 안 된다.

넷. 설계를 하자

노가다: 자~! 이제 설계를 해보자.
컴사장: 근데……. 꼭 설계사무실에 맡겨야 되냐? 내가 직접 설계를 하면 안 되냐?
노가다: 우선 설계사무실이라는 것에 대해 설명을 하마.
네가 얘기하는 설계사무실은 정확히 얘기하자면 건축사면허를 가지고 있는 건축사가 운영하는
건축사 사무실이야. 네가 건축사 사무실에 맡겨야 하는 이유는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로 몇몇 경우를 제외하고 건축허가를 받거나 건축 신고를 해야 하는 건축물인 경우에는
건축사가 설계를 하도록 법에 정해져 있다.
두 번째로는 네가 건축에 실패를 하지 않기 위해서 설계를 해야 한다.
컴사장: 몇몇 경우가 뭔데.

노가다: 네가 200제곱미터내의 창고를 짓거나 100제곱미터내의 신축을 하거나 85제곱미터 미만인 증축을 하거나…….등등이 있다.
다시 정리를 하자면 창고를 짓거나 증축이나 리모델링이 아니라면 30평 이상의 건물을 신축할 경우에는
법적으로 건축사에게 설계를 맡겨야 된다.
컴사장: 그럼 왠만한 건 다 건축사에게 설계를 하라는 얘기네.
첫 번째야 법으로 해야 한다고 하니까 건축사에게 설계를 하겠지만, 두 번째는 뭐냐?
노가다: 설계라고 하는 것은 실제 공사를 하기 전에 ‘건물을 이렇게 짓겠다.’라고 하는 것을 도면으로 표현한 거야. 너 예전에 네 똥개 집을 하나 지을 때도 어떻게 지을 건지 며칠 동안 종이에다가 몇 번씩 그렸잖아.
컴사장: 그랬지.

노가다: 그런데 건축은 개집처럼 네 혼자 짓는 것도 아니고, 네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다시 지을 수도 없다. 뭐 네가 돈이 많다면야 개집 짓듯이 몇 번을 허물고 다시 지을 수 있겠지만…….
컴사장: 난 그렇게 돈이 많지는 않아.
노가다: 그래서 실수 없이 한 번에 짓기 위해서 설계를 해야 하는 거야.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서 공사할 때 실수하지 않도록 그리고 네가 공사를 할 때 맘이 바뀌지 않도록 미리 시뮬레이션을 해보는 거야. 설계를 할 때에는 몇 번을 수정해도 돈이 들지 않지만, 공사하다가 수정하면 그건 설계비의 몇 배가 든다.
자~! 여기서 밑줄 쫙.
설계는 법적으로 적합해야 하고, 너의 목적에 맞아야 하고, 공사를 할 수 있어야 한다.
첫 번째. 건물이 법적으로 적합하지 않으면 준공을 받을 수 없다.
컴사장: 준공을 못 받으면?

노가다: 네가 건물을 사용할 수 없다는 얘기야. 네가 그 건물에 살수도 없고, 임대를 줄 수도 없지.
두 번째. 너의 목적에 맞지 않다면……. 그건 너에게 쓸모가 없는 건물이라는 거지.
그리고 주택이면 주택의 목적과 용도에 맞게 설계가 되어야 하고, 상가면 상가에 맞게 설계가 되어야 하는 거야.
세 번째. 공사를 할 수 있는 설계여야 한다.
아무리 설계가 좋아도 네가 예상한 공사비보다 2.3배 나온다면?
컴사장: 돈이 없는데 어떻게 하냐…….공사 못하지.
노가다: 그렇지……. 설계를 잘못하면 사용할 수도 없고, 쓸모도 없고, 지을 수도 없는 건물이 될 수
있다는 얘기야. 그래서 설계를 할 때에는 내가 얘기한 세 가지를 반드시 명심하면서 해야 한다.
컴사장: 설계를 하려면 이제 어떻게 해야 하냐?

노가다: 우선 설계 사무실을 찾아가서 네가 세웠던 계획을 상담 받아야지.
네가 “어떤 용도로 얼마의 면적으로 어떻게 짓고 싶고 공사비는 얼마 정도 예상을 한다.” 라는 것을 얘기하면 건축사가 법적으로 이것은 되고 저것은 되지 않고 하는 것을 상담해 줄 거야.
이때 네 계획이 법적으로 전혀 불가능하다면 계획을 접어야 하고, 계획을 조금 수정해서 가능하다면
계획대로 설계를 진행하는 거야.
컴사장: 한 군데만 찾아가면 되냐?
노가다: 여러 군데 찾아가서 상담을 받아야지. 그리고 설계비도 비교해봐야 하고…….
여기에서 중요한 것 하나.
설계비가 싸다고 좋은 것이 절대 아니라는 것. 차를 살 때 옵션에 따라 가격이 다르듯이 설계할 때도 계약 조건과 건축사의 능력에 따라 금액에 차이가 많다.
그냥 건축허가만 받아주는 건지. 감리까지 포함된 것인지. 설계협의는 몇 번을 하는 건지.
설계도면은 얼마나 주는 건지. 설계 변경할 때 비용은 얼마인지.
꼼꼼하게 비교를 해보고 건축사의 능력을 확인해보고 계약을 해야 한다.
컴사장: 그냥 아무데나 가서 설계하면 안 되겠구나.

노가다: 이제 설계 계약을 했다면 앞으로 설계는 네 가지 단계를 거치게 된다.
“기본설계, 실시설계, 건축허가, 설계도서 납품”
컴사장: 설계에도 단계가 있냐?
노가다: 그럼. 하나씩 설명을 하마. 기본설계는 말 그대로 기본 설계야. 건물의 틀을 잡는 작업이지.
건물을 어디에 배치를 할 것이며, 방을 어디에 놓고 크기는 얼마로 하고 높이는 얼마로 할지 그리고 마감은 무엇으로 할지를 기본 설계에서 결정하는 거야.
네가 건축사와 가장 많이 만나고 협의해야 될 시간이야. 기본 설계가 끝나면 설계는 거의 끝났다고 봐도 된다. 이때 중요한 것은 기본 설계는 네 마음에 들 때까지 해야 한다.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을 놔뒀다가 공사할 때 바꾸려면 엄청난 돈이 든다.
그리고 건축사가 네 생각을 읽고 알아서 설계를 해준다는 생각은 쓰레기통에 버려라.
컴사장: 그렇지. 나도 나를 잘 모르겠는데……. 만난 지 얼마 안 된 건축사가 어찌 알겠냐.

노가다: 그래서 설계도면이 나오면 반드시 네가 생각한 대로 설계가 되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이제 기본설계가 끝나고 나면 실시설계를 하게 되는데…….
실시설계에서는 구조, 전기, 기계, 소방, 통신 설계를 하게 된다.
컴사장: 실시설계 할 때 내가 할 것은 없냐?
노가다: 기본 설계에서 대부분 협의가 되는 것이지만,  실시설계에서는 콘센트의 위치나 형광등의 위치 같은 것을 도면으로 표현을 해주는 거야. 실시설계가 나오면 최종적으로 네가 확인을 하고 건축허가를 받으면 된다.
컴사장: 건축허가를 왜 받는 거냐?

노가다: 법적으로 설계에 이상이 없는지 나라에서 확인을 하기위해서…….
컴사장: 건축사와 설계를 했는데, 당연히 법적으로 이상이 없어야지.
노가다: 아니야. 법적으로 명문화가 된 것은 다 맞추어 설계를 하지만, 허가를 받는 과정에서 많은 부서를 거치게 되는데 각각의 담당자가 법적인 부분을 확인하고 그 외에 협의가 필요한 것들은 건축사와 협의해야 하거든.
컴사장: 그러면 내가 열심히 설계를 한 것이 허가를 받는 과정에 바뀔 수도 있다는 얘기네. 억울하잖아.
노가다: 억울하다고 생각하지 마라. 이것도 하나의 과정이다.
이제 허가가 나오고 최종 도면을 건축사에게서 받으면 설계는 끝나게 된다.

다섯. 시공업체에게 견적을 받아보자

컴사장: 설계가 끝나면 이제 뭘 해야 하냐?
노가다: 공사를 하려면 견적을 받아야지.
우선 견적을 받기 전에 네가 누구에게 견적을 받아야 하는지부터 알려주마.
컴사장: 그냥 업자에게 받으면 안 되냐?
노가다: 큰일 날 소리. 우선 법적으로는 아래의 건물은 건설업자가 시공을 해야 한다.
1. 연면적이 661제곱미터(200평)를 초과하는 주거용 건축물
2. 연면적이 661제곱미터(200평) 이하인 주거용 건축물로서 공동주택인 건축물
3. 연면적이 495제곱미터(150평)를 초과하는 주거용 외의 건축물
4. 연면적이 495제곱미터(150평) 이하인 주거용 외의 건축물로서 다중이 이용하는 건축물 중
대통령령이 정하는 건축물

컴사장: 건설업자면 다 같은 건설업자 아니냐?
노가다: 라면이면 다 같은 라면이냐?
건설업자는 종합건설업과 전문건설업으로 나뉘게 되는데, 종합건설업은 건축공사를 할 수
있는 면허를 가지고 있는 업체이고, 전문건설업은 건축공사 중 철근 콘크리트나 전기공사,
기계공사와 같이 전문적인 종목에 대한 공사를 할 수 있는 면허를 가지고 있는 업체이다.
따라서 네가 건물을 지으려면 건축 종합면허를 가지고 있는 종합건설업체와 공사를 해야 한다.
네가 전문건설업체에게 아무리 견적을 받아도 공사를 같이 할 수 없다는 얘기지.
컴사장: 그러면 동네에 건축업자들은 뭐냐?
노가다: 무등록 업체지.

컴사장: 그러면 다 불법이라는 얘기냐?
노가다: 그건 아니야. 법에서 얘기하듯이 200평 이내의 원룸이나 다세대는 건설업자가 시공을 하지
않아도 된다. 그래서 이런 건축물은 무면허 건축업자가 지어도 불법은 아니라는 얘기.
쉽게 얘기하면 일정규모 이하의 건축물은 설계만 제대로 하고 공사는 나라에서 제한을 하지 않을 테니 건축주가 누구한테 맡겨서 짓든 알아서 지으라는 얘기야.
정리를 하자면, 법으로 정한 규모 이상을 건축할 때는 무조건 건축종합면허가 있는 업체에게 견적을 받아야 하고, 법으로 정한 규모 미만인 경우 아무에게나 견적을 받아도 된다는 말.
컴사장: 그러면 누구에게 견적을 받아야 하는지는 알았고, 몇 개나 견적을 받아봐야 하냐?
노가다: 견적은 여러 군데에서 받아보는 것이 좋아. 그래야 비교가 되지.

컴사장: 견적을 여러 군데에서 받아보는 것이 쉽지는 않던데…….
그냥……. 내가 잘 아는 사람에게 맡기면 안 될까? 야~ 그래, 네가 공사해주면 되잖아.
노가다: 웃기지 마라. 너 공사비 얼마 예상한다고 했지?
컴사장: 5억
노가다: 너 나한테 5억짜리 연대 보증 해줄 수 있냐?

컴사장: 그건 친구라도 좀 그렇다.
노가다: 그러면 나한테 그런 부탁하지마라.  보증을 서준다는 생각으로 공사를 맡길 생각이 아니면 아는 사람에게는 견적도 받지 말고 공사도 맡기지 마라. 아는 사람보다 차라리 모르는 사람이 훨씬 낫다.
친구에게 맡겼다가는 친구 잃고 돈 잃고…….알겠니.
컴사장: 알았다. 이해한다. 나도 예전에 친구에게 1,000만 원짜리 가게 인테리어 공사 맡겼다가 지금은 서로 연락 안 한지 몇 년 되었다.
노가다: 자~! 이제 견적을 받아 봐야 하는데. 넌 견적을 왜 받나?

컴사장: 그건. 여러 군데에서 견적을 받아서 비교해보고 싸고 좋은 업체에게 공사를 맡기려고 받지.
노가다: 그렇지. 여러 군데에서 견적을 받는 이유는 비교도 해보고 싸고 좋은 업체를 찾으려고 하는 거지.
하지만, 네가 건설업체에 달랑 설계도면만 주고서 받을 수 있는 견적서는 반쪽짜리 견적서뿐이야.
그 견적서로는 전혀 비교가 안 되거든. 그래서 필요한 것이 수량산출서와 공 내역서야.
컴사장: 그건 또 뭐냐?
노가다: 수량산출서는 건물에 들어가는 철근, 레미콘, 페인트, 유리와 같은 것들의 수량을 산출한
서류이고, 공 내역서는 수량과 규격은 기입되어 있고 가격은 공란으로 되어 있는 내역서야.
그래서 견적을 내는 업체에서 공 내역 서에 단가만 입력을 하면 견적서가 되는 거지.

컴사장: 보통은 도면만 주고 견적을 받지 않냐?
노가다: 그렇지. 그런데 네가 도면만 주고 견적을 받아보면 똑같은 도면을 가지고도 견적 내는 사람마다 수량과 내용, 금액이 다 틀려……. 네가 견적을 비교하려고 해도 비교가 안 된다.
컴사장: 그냥. 전체 공사비만 비교해보고 업체를 고르면 안 되냐?
노가다: 그건 내용물은 보지 않고 포장지만 보고 물건을 사는 것과 같다. 알겠니.
견적금액이 낮아서 계약했는데 실제 공사할 때는 공사비가 훨씬 더 많이 들어가는 경우가 생긴다.

컴사장: 그러면 수량산출서와 공 내역서는 내가 만들어야 되냐?
노가다: 네가 만드는 것이 아니야. 설계 계약을 할 때 수량산출서와 내역서 제작을 설계비에 포함하면 된다.
컴사장: 설계사무실에서 그런 것도 하냐?
노가다: 당연하지. 원래부터 하는 일이야. 만약에 설계사무실에서 못한다고 하면 아예 계약하지 마라.

컴사장: 그러면 설계도면, 수량산출서, 공 내역서만 있으면 견적을 받을 수 있냐?
노가다: 하나만 더. 견적을 받을 때는 공사비를 어떻게 줄 것인지 결정이 되어야겠지.
지급방법: 현금, 어음, 지급시기: 월 1회, 월 2회
컴사장: 내가 공사비를 어떻게 주는지에 따라 견적이 달라지냐?
노가다: 당연히 달라지지.
공사비를 어음으로 줄때 보다 현금으로 줄때가 금액이 낮고, 두 달에 한번 공사비를 주는 것보다 한 달에
한번 공사비를 주는 것이 당연히 금액이 낮지.
일반적으로 현금으로 월 1회 공사비를 지급하는 조건이 가장 좋다.

컴사장: 견적을 받아 본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네……. 준비할 것도 많고…….
노가다: 그렇지. 하지만, 이런 준비도 없이 좋은 견적을 받고, 좋은 시공업체를 선정한다는 것은 천운이 따라주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그래서 건축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라는 거야.
많은 사람들이 주먹구구식으로 아무런 준비도 없이 건축을 하는데, 안타까움이 가슴을 적신다.
그 사람들 앞에 놓인 가시밭길이 눈에 훤하다. 너는 제발 그렇게 하지마라. 알겠니.
컴사장: 알았다. 그러면 이제 견적은 어떻게 받나?
노가다: 설계도면과 공 내역서를 여러 업체에게 주고, 10일정도 시간을 주고 견적을 받으면 된다.

컴사장: 수량산출서는 업체에게 안줘도 되냐?
노가다: 물론 주는 것이 좋지만, 공 내역서에 수량이 표기되어 있기 때문에 주지 않아도 된다.
그리고, 너에게 견적을 제출할 때 건설업체면 지명원을 같이 제출하라고 해라
컴사장: 지명원은 뭐냐?
노가다: 회사 소개서야. 어떤 면허를 가지고 있는지, 시공능력은 얼마나 되는지, 공사는 얼마를 했는지를 너에게 소개하는 소개서라고 보면 된다. 견적금액도 중요하지만 어떤 업체인지가 더 중요하다. 견적서가 나오면 나한테 들고 와라.

여섯. 시공업체를 고르자.

컴사장: 가다야. 견적을 받기는 받았는데, 나는 아무리 봐도 도무지 뭐가 뭔지 모르겠다.
어떻게 똑같은 건물인데 견적 금액이 이렇게 차이가 날 수 있냐?
노가다: 그건 아주 당연한 거야. 네가 견적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건축업계에 대해서 좀 알아야 하거든. 저번에 종합건설과 전문건설에 대해서 너한테 설명한 적이 있는데 기억하냐?
컴사장: 규모가 조금 큰 건물은 종합건설사에서 견적을 받아야 한다고 했잖아.
노가다: 까먹지는 않았네. 종합건설사에서 하는 일과 전문건설사에서 하는 일은 전혀 다르다.
종합건설사는 건축공사 전체를 관리하고, 전문건설사는 실제 공사를 한다.

컴사장: 공사를 종합건설업체에서 다 하는 것이 아니냐?
노가다: 다 전문 분야가 틀리단다. 자동차를 예로 들면 현대자동차에서 부품을 만들지는 않아.
현대자동차에서는 완성차 조립만 하고 부품들은 다 하청업체가 제작을 하지.
건축도 비슷한 구조야.
종합건설사에서는 전체 공사를 관리를 하고, 실제 공사는 전문건설사에서 하게 되는 거지.
그럼 견적은 어떻게 낼까?
컴사장: 글쎄.
노가다: 종합건설사는 공사별로 전문건설업체에게서 견적을 받아 취합을 해서 견적서를 만드는 거야.
따라서 견적서를 작성하는데 최소 20개 이상의 전문건설업체가 동참을 하게 되는 거지.
건축공사는 여러 전문건설업체와 하나의 종합건설업체가 함께 움직이는 거야.

컴사장: 가족이네.
노가다: 글쎄……. 좋은 업체들이야 그렇지 않겠지만,
많은 종합건설사업체와 전문건설업체의 관계는 하루살이 인연이야.
공사할 때만 함께 하는 경우가 많지.
컴사장: 그런데 이런 것이 견적서 금액에 차이가 있는 것과 무슨 관계가 있냐?
노가다: 견적이라는 것이 여러 전문건설업체의 금액 조합이거든.
그래서 견적을 내는 종합건설사가 어떤 전문건설사를 보유한 지에 따라 금액이 달라진다.
그리고 견적은 이것들의 조합이기 때문에 낮은 금액만 조합을 하면 전체 공사비가 아주
낮아 질수도 있고, 높은 금액만 조합을 하면 전체 공사비가 아주 높아 질수도 있기 때문에
견적에서 그렇게 차이가 많이 나는 거야.
우선 네가 견적을 비교할 때 알아두어야 할 것이 있다.
첫 번째. 견적서는 업체의 능력을 나타내는 능력지수이다.
두 번째. 업체에서 낸 견적서 중에는 잘못된 견적서가 많다.
세 번째. 업체는 절대 손해를 보면서 공사하지 않는다.

컴사장: 무슨 얘기냐?
노가다: 네가 컴퓨터 납품 견적을 낼 때 어떻게 내냐?
컴사장: 쉽게 하면 부품값 80원+조립비 10원+이윤 10원 총 100원 이런 식을 견적을 내지.
노가다: 그런데, 누가 견적을 냈는데 부품값으로 60원에 견적을 냈다. 네가 보기에는 어쩠냐?

컴사장: 그건 잘못된 견적이지. 도매업자라도 80원짜리를 60원에 가지고 올수는 없다.
70원 정도면 모를까. 견적 낸 사람이 가격을 잘못알고 냈겠지.
노가다: 그렇지. 70원 까지는 경쟁력 있는 업체의 견적으로 볼 수 있지만, 60원 짜리는 견적을 잘못 낸 거야. 네가 받은 견적서도 마찬가지야. 금액이 낮다는 것은 건설업체가 경쟁력이 있다는 얘기지만, 너무 낮으면 잘못 낸 견적이라는 거야. 자재가격을 확인하지 않고 견적을 냈을 수도 있다.
컴사장: 건설업체에서 그런 것도 확인하지 않고 견적을 낼까?
노가다: 네가 알아두어야 할 것. 두 번째가 뭐라고 했지.

컴사장: 업체에서 낸 견적서 중에는 잘못된 견적서가 많다.
노가다: 그래. 지금 네가 받은 견적 중에 반 이상이 잘못된 견적일거야.
물론 자재가격을 확인하지 않고 견적을 내는 업체도 있고, 다른 이유는 정확한 견적을 낼 수 있도록
네가 해주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컴사장: 그건 또 무슨 말이냐?
노가다: 너 견적받을때 유리는 어떤 유리로 견적을 받았냐?

컴사장: 도면에 복층유리 18mm로 되어 있어서 그걸로 받았지.
노가다: 그런데 복층유리 18mm는 제조사에 따라 사양에 따라 가격의 차이가 아주 많거든.
이렇게 제조사와 사양이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견적을 내는 업체에 따라 금액이 달라지는 거야.
자~! 만약 네가 잘못된 견적으로 계약을 했다면 어떤 일이 생길까?
견적은 잘못되었지만 금액이 높은 업체를 선택했다면 공사비는 비싸겠지만, 공사는 큰 무리 없이 끝날 거야. 하지만, 네가 견적도 잘못되고 금액도 낮은 업체를 선택했다면…….
컴사장: 업체는 절대 손해를 보면서 공사하지 않는다.
노가다: 그렇지. 넌 앞으로 공사기간동안 힘든 시간을 보내게 될 거야.
매일 싸우고, 설계변경해서 공사비 올라가고, 공사기간 늘어나고…….
“차라리 비싼 업체를 선택할 껄”이라는 말이 절로 나올 거야,

컴사장: 그러면 공사비가 높은 업체를 선택해야 하냐?
노가다: 너 바보니? 그럴 거면 견적을 왜 받아봐. 똥이 무서워서 된장을 못 담그면 되나?
견적을 충분히 검토를 해서 가격이 낮으면서도 실제 공사가 가능한 금액을 견적으로 낸 업체를 선택하면 된다. 그리고 견적도 좋아야겠지만, 업체의 기술력과 자금력도 좋아야지.
업체에서 재료를 싸게 잘 사와도 시공을 못하거나 재료를 살돈이 없다면 견적이 아무리 좋아도 좋은 건물을 짓기는 힘들겠지.
컴사장: 그럼 업체의 기술력과 자금력은 어디에서 확인해봐야 하냐?
노가다: 가장 기본적으로 확인해봐야 할 것은 현장대리인의 경력증명서와 업체의 시공능력평가서
그리고, 신용등급확인원이지. 우선 이것 정도만 확인하면 되는데 이런 서류들은 업체 지명원에 기본적으로 포함되지만, 없다면 업체에게 달라고 해야지.

컴사장: 정말 견적을 받고 건설업체 고르는 것이 어렵구나.
노가다: 쉽지는 않지. 하지만, 이때까지 네가 계획을 세우고 설계를 하고 견적 준비를 한 것이 좋은 업체를 찾기 위해서 한 일이야.
정리를 하자면 견적을 받으면 1차로 잘못된 견적서는 추려내고, 2차로 견적금액과 업체의 기술, 자본력을 확인해서 최종 선택을 하면 된다.

일곱. 계약서를 쓰자.

컴사장: 그런데 계약은 어떻게 해야 되냐?
노가다: 몰론 잘 해야지. 보통 사람들은 계약서의 내용도 제대로 보지도 않고 계약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야. 그래서 문제가 발생하면 계약서는 확인도 하지 않고 서로의 잘못이라고 싸우지.
건축이라는 것이 항상 오해와 분쟁이 많이 생기지만, 처음에 계약을 할 때 제대로만 해놓으면 싸울 일이 많이 줄어들게 된다.
컴사장: 계약서는 누가 만들어야 되냐?
노가다: 네가 만들면 너에게 유리할 거고, 업체가 만들면 업체가 유리하겠지.
그래서 건설교통부에서 나온 표준 계약서를 활용하는 것이 좋아.
그리고 여기에 계약특수조건, 설계도서, 견적서를 첨부하면 된다.

컴사장: 특수조건은 뭐냐?
노가다: 표준계약서에는 없지만, 계약에서 두 당사자 간에 계약 조건을 명기한 거야.
예를 들면, 공사하는 기간 동안 시공업체는 건축주가 현장에 오면 따뜻한 커피를 준다. 이런 거.
컴사장: 농담이지.
노가다: 예를 들어서 그렇다는 거야. 네가 표준 계약서에 중요하게 기입해야 할 것이 있다.

컴사장: 뭔데?
노가다: 표준 계약서에 공란이 있는데 반드시 기입을 해 놔야 한다.
우선 공사 착공일과 공사 완료일, 계약금액, 계약보증금, 선금, 기성 부분금, 하자담보책임,
지체 상금율, 대가지연이자율.
컴사장: 계약 보증금부터 말이 좀 어렵다.
노가다: 하나씩 설명을 하마.
계약 보증금은 업체에서 공사를 성실히 이행한다는 것에 대한 증표인데, 돈 대신에 공제조합에서 발행하는 보증서로 대신하게 된다. 보통 공사비의 10% 정도로 하는데, 짧게 얘기하면 업체에서 공사를 성실히 못하면 공사비의 10%를 너에게 준다는 얘기야.

컴사장: 그런 것도 있었냐? 선금정도는 나도 알고 있다.
노가다: 네가 업체에 선금을 주면 보증서를 네가 받아야 하는 것도 알고 있냐?
컴사장: 무슨 보증서?
노가다: 선금을 주면 선금만큼의 보증서를 받아놔야 해.
그래야 공사가 잘못되었을 때 선금을 받아낼 수 있다.
그리고 기성 부분금은 네가 공사비를 어떻게 지급할지를 표시한 것이다.
하자담보책임은 하자의 기간과 금액을 표시하는 거야.
보통 하자보수기간 2년에 금액은 공사비의 몇%라고 정해 놓지.
지체 상금율과 대가 지연 이자율은 서로 비슷한 건데.
업체에서 공사 완료날짜를 초과했을 경우에 그 기간만큼 너에게 보상을 얼마나 할지를 정해 놓은 것이 지체 상금율이고, 네가 공사대금을 늦게 줄 경우 이에 대한 보상을 얼마나 할지를 정해 놓은 것이 대가 지연 이자율이야.

컴사장: 야~ 계약서 쓰는 것도 장난이 아니구나…….
노가다: 하지만, 가장 중요하다는 것.
좋은 것이 좋고 믿고 공사를 해야 하겠지만, 돈이 그렇게 놔두지를 않아.
무슨 일이 있더라도 공사를 하기 전에 계약을 하도록. 알겠니.

여덟. 공사를 시작하자.

컴사장: 계약을 하고나면 업체에서 알아서 하는 거겠지?
노가다: 물론 업체에서 알아서 공사를 하겠지만, 네가 흐름은 알고 있어야 된다.
우선 계약을 하고 나면, 건설업체에서는 해당 지자체에 착공신고를 한다.
그러고 나서 본격적인 공사를 하게 되는데, 제일 처음에 하는 것이 경계측량이다.
경계측량은 지적공사에서 측량을 하고 네 땅에 경계점을 표시하게 되는데, 공사는 그 점을 기준으로 하게 된다.
컴사장: 설계도면의 땅 크기와 측량 결과가 다르면 어떻게 되냐?
노가다: 문제가 아주 커지진다.
설계 도면보다 땅이 크다면 아무 문제가 없지만, 땅이 작다면 건물을 줄여야 하는 경우도 생기고, 옆집 대지 소유주와 분쟁이 생길 수 있으니까 측량을 할 때는 같이 보는 것이 좋다. 측량이 끝나고 나면 터파기를 하고, 골조 공사를 하게 된다.

컴사장: 그런데 감리는 뭐냐?
노가다: 아차차~ 내가 감리는 얘기를 안 해 줬구나. 규모가 작은 건물은 일반적으로 설계를 하는 건축사가 감리를 같이 하는데, 감리의 역할은 너를 대신해서 공사가 제대로 되고 있는지 감독을 하는 사람이다.
컴사장: 그럼 매일 현장에 나와 보냐?
노가다: 그러면 좋겠지만, 규모가 큰 현장이 아니고는 그렇게 하기가 어렵다. 돈이 많이 들거든.
계약하기 나름이겠지만, 소규모 현장은 법적으로 지정된 때만 감리자가 현장을 확인하게 된다.

컴사장: 내가 잘 모르니까……. 누가 옆에서 공사하는 것을 봐 줬으면 좋겠는데…….
노가다: 공사가 시작된 지 한 달 정도 지나면 건설사에서 기성이라고 한 달 동안 일한 것에 대한 공사비를 청구하게 된다.
그런데, 계약이 제대로 되었다면 그냥 “이번 달 공사비가 얼마입니다” 라고 청구하는 것이 아니고, 계약된 견적서에 따라 공사가 된 공종만 청구를 하게 되는데, 여기서 네가 주의할 것은 건설업체가 청구를 하면 실제 그만큼 공사를 했는지 확인하고 돈을 줘야 한다. 절대 공사한 것 이상으로 돈을 더 주면 안 된다.
컴사장: 더 주면 어떻게 되는데.
노가다: 최악의 경우는 그냥 도망가기도 하지.

컴사장: 설마…….
노가다: 규모가 작은 업체가 회사의 사정이 어려운 경우에 그런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이렇게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에 네가 할 일이 하나 더 있는데, 그것이 뭐냐 하면…….자재 선정이다
컴사장: 견적을 받고 계약할 때 자재의 제조사하고 사양을 다 정해 놓았는데…….
노가다: 너 유리의 색이나 페인트의 색은 결정했냐?

컴사장: 그런 것은 안했는데, 금액에 차이도 없다고 해서…….
노가다: 그런 것은 공사하면서 결정하는 거야.
디자인이나 색에 차이가 있는 자재는 반드시 업체에 요구를 해서 색이나 샘플을 보고 결정을 해야 한다.
색 하나로 건물이 달라지니까. 공사가 완료되고 나면, 건설업체는 준공에 필요한 필증(정화조, 통신, 소방 등등)을 받아 해당 지자체에 사용승인 신청을 하게 된다.
이때 도면과 달리 시공되었거나 불법인 공사를 했으면, 당연히 사용승인이 나오지 않고 너는 건물을 사용할 수 없다. 사용승인만 나오면 우선은 건물을 사용할 수 있고, 건축물 대장 작성해서 등기하고 세금만 내면 이제 이 건물은 네 꺼다. 여기까지 온다고 고생했다.
컴사장: 내가 뭘. 네가 고생했지.

출처: 하우빌드 http://www.howbuil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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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과 소프트웨어의 비유”에 대한 4개의 댓글

  1. 강명훈
    2016년 4월 2일

    뜨끔 하네요. 하도급, 맨먼스 이런 거 다 건축 따온거라고 욕했었는데^^; 하지만 굴뚝 산업의 잣대로 IT를 재단하려는 습관은 바뀌지 않겠죠?

    • subokim
      2016년 4월 2일

      시간이 많이 지나야 제도가 보완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건설이 진화하는 것만큼 IT산업계도 진화했으면 좋겠네요.

  2. GiJae Kim
    2016년 2월 29일

    정말 흥미진진하게 읽었습니다. 모르는 내용도 많아서 많이 배우겠네요.
    언젠가 집을 짓게 되거나 리모델링 할때도 크게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 subokim
      2016년 2월 29일

      재미있게 읽으셨다니 다행입니다. 저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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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엔트리는 2016년 2월 28일에 님이 개발팀과 프로젝트에 게시하였으며 , , 태그가 지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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