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SI 시장의 현장이야기

SI 현장의 사례를 정리해보았습니다.
이론으로 정리하거나, 뭔가를 주장하려고 하는 건 아닙니다.

다만, 뭔가 정리해둬야 할 것 같아서,
갈무리해보았습니다.

국내 IT시장의 80%가 SI시장입니다.
아직 선순환 구조에 접어들진 못한 것 같습니다.
좀 많이 답답합니다.

국내 소프트웨어 시장이 성장하려면,
IT종사자들 스스로의 노력과 함께
정책적 접근도 절실한 시점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01. 국내 IT서비스기업 매출 순위(2011년)

대부분 대기업들입니다.
그룹사 매출이 높습니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공공사업도 많이 합니다.

2011년 국내 IT서비스기업 매출 순위

02. SI 프로젝트 사례

(1) 희망 상황(거의 발생안함)

고객이 생각합니다.

“이번 일은 높은 가치 생산성이 있다.”
“구축하고 나면 현장업무의 생산성이 두 배로 높아질 것이다.”

하지만, 결과물이 아직 규격화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상용 패키지를 그대로 사용할 순 없습니다.

모든 걸 맨땅에서 개발하려니, 개발팀을 아웃소싱해야 합니다.
좀 비싸긴 한데, 훨씬 더 높은 가치를 만들거라고 믿어 충분한 예산을 받아냅니다.

훌륭한 개발업체도 만납니다.
다행입니다.
예상한 대로 만들어진 시스템이 생산성을 높여,
우리 회사의 고객을 더욱 더 만족시켰습니다.

매출도 늘었고, 영업이익도 늘었습니다.

(2) 적자 프로젝트 사례

예산 대비 인력과 시간이 오버되어 투입됩니다.
업체가 적자를 봅니다.

처음부터 무리한 계획과 목표였습니다.
하지만, 영업팀이 고객에게 그 돈에 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갑도 알았습니다.
예산이 작았음을. 그 인력으로 하기에는 업무량이 많았음을.

하지만, 예산 타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리고 이번 시즌에 진급하려면 꼭 이 프로젝트를 해야만 했습니다.

그래서, 사고가 날 걸 알았지만 일을 진행시켰습니다.

(3) 적자 프로젝트의 의미

“을”이 적자를 봅니다.

“갑”이 2차 프로젝트에 적자분을 보전해주고자 새 프로젝트를 기획합니다.
그런데, 회사는 그 돈에 맞는 업무량을 만들라고 지시합니다.

“을”이 적자본 걸 회복하지 못합니다.
알게 모르게 이번 프로젝트도, 업무량에 비해 돈이 적습니다.
“을”이 월급이 밀리면서 망합니다.

이런 상황이 생각보다 꽤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경우라면 “갑” 회사는 “을” 회사의 돈을 빼앗는 겁니다.

계약서는 “갑”이 “을”에게 돈을 주는 건데,
현실은 “을”이 자기 몸을 불태워 “갑”을 살려주는 겁니다.

간혹, “갑”님이 이런 상황을 모르고, 갑질을 합니다.

회사가 “갑”에게 돈을 준 건, “을”회사를 잘 활용해서
필요한 결과물을 만들어내라고 “책임”을 내려준겁니다.

마치 자기 돈을 “을”에게 적선하는 것처럼 생각하면 안됩니다.
그런데 그런 분들이 아주 가끔, 간혹 있습니다.

(4) 바라는 가까운 미래

지금은 시장에 SI 업체들이 넘쳐납니다.

공급이 많으니, 가격 경쟁이 심합니다.
자꾸 저가 수주를 합니다.

그런데, 수지타산이 맞지 않으니 업체가 망합니다.
빡센 일정에 맞추려니 개발자가 죽어납니다.
일정도 힘들고, 개발자 수도 적습니다.

대졸자들이 안들어 옵니다.
시장에 개발자가 없습니다.

SI 업체도 점점 줄어듭니다.
시간이 지나면, 이제는 SI 업체 찾아보기도 힘들고 가격도 비싸집니다.

이렇게 되면, “갑”도 비싼 일을 시켜야 하니,
조금 더 책임감을 가집니다.

“갑”이 열심히 하니 프로젝트가 안될 리 없습니다.

(5) 바라는 먼 미래

기업들의 경쟁환경이 빡세집니다.
부가가치 생산성이 낮아집니다.
비용을 줄여서 수지를 맞추고 싶어합니다.

SI 프로젝트는 비싸니까,
패키지를 사거나, 플랫폼을 빌려서 쓰려고 합니다.

수요가 있으니까, 공급도 있습니다.
시장이 패키지나 플랫폼을 제공하고 A/S를 해줍니다.

“갑”이 적당한 패키지를 골라, 회사에 맞게 세팅을 합니다.
현장에 적용하니 고객도 좋아하고, 생산성도 올라갑니다.

(6) 뒤치닥거리 안하고 싶음

대학교 4년 다니는 동안, 동아리에서 개발해본게 전부입니다.
우연히 손재주 있는 친구를 만나 전산과 실습으로 개발해본게 전부입니다.
취직 전에 멀티캠퍼스에서 “자바개발 초급과정”을 들어본게 전부입니다.
작은 회사에 취직. 선배가 개발하는 거 어깨너머로 보고 요령을 익힙니다.
기타 등등등.

그렇게 3~5년을 보냅니다.
괜찮긴 한데, 깊어지는 건 없고 요령만 늘어납니다.
발전 없고 정체된 채로 살아갑니다.

이런 개발자를 몇 분 만났습니다.
뒷수습 하느라 힘들었습니다.
유지보수비용이 높아졌다고 표현합니다.

이런 사람이 존재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이게 대세가 되는 건 문제가 있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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