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개발자 Devin 소개를 보고 느낀 점

※ 아직 써보진 않았습니다. 써보면 의견이 어떻게 달라질지 모르겠네요.

작년 : “ChatGPT야, Java Spring 코드 만들어 줘”
올해 : “Devin, 이런 거 이렇게 짜 줘”

Cognition labs 라는 회사에서 세계 최초의 AI 개발자 “Devin”을 만들었습니다.
Engineer 와 Developer는 다른데 그냥 “개발자”라고 의역을 하겠습니다.

회사 홈페이지를 가보았습니다.

“왜 만들었나…” 궁금하더라고요.
달랑 두 개의 블로그 글만 올라와 있습니다.

회사 이야기

누가 일하고 있는지 살펴 보았습니다.

Scott 은 하바드를 졸업하고 2014년 개발자가 되었습니다. 이제 10년차죠.
형인 “닐 우”와 함께 여러 코딩 대회를 휩쓸었다고 합니다. 천재였던거죠.

올해 2024.3.18일, 2,100만 달러를 투자받았습니다. 280억원이예요.
현재 팀은 11명. 하바드, MIT생 등으로 대부분 수재들입니다.
사회생활을 2014년, 2015년, 심지어 2020년에 시작한 사람도 있습니다.

젊네요. 부럽습니다. 나도 저 나이 땐 저런 도전을 했는데 말이죠.
시간이 지나 버리니 그런 도전이 다 바래졌고 이제는 알아봐 주는 사람도 없습니다.
누구나 다 젊었을 땐 대단한 도전을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나면 닳아서 옅어지죠.

Devin 이야기

회사 홈페이지에서 Devin을 개발한 이유를 두가지로 말했습니다.

  1. “개발자”들이 조금 더 재미있는 문제를 풀기를 원한다.
  2. “개발팀”이 좀 더 높은 목표를 달성하길 원한다.

그리고 Devin을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Devin은 지치지도 않고, 항상 숙련되어 있다. 당신에게 똑같이 맞춰 일할 수 있고, 혼자서 일을 해오면 당신은 리뷰만 해도 된다.” (Devin is a tireless, skilled teammate, equally ready to build alongside you or independently complete tasks for you to review.)

의역을 과하게 했나? 약간 개발자 노예 느낌이 납니다.
하지만, 몇 번을 읽어봐도 저 맥락이 맞는 것 같습니다.
반대로 해석하자면 사람은 지치기도 하고, 숙련되어 있지 않기도 하고, 손발이 곧잘 안맞고, 내가 리뷰만 할 수 있도록 일을 해오지도 않는다는 거니까요.

아, 정말 그런가? 음, 살짝 인…인정하겠습니다.

지인 “시니어” 개발자가 있습니다.
맨날 일이 많다고 신입사원 뽑아달라는 타령을 하는 분이었습니다.
ChatGPT가 나온 후 그 이야기가 쏙 들어갔습니다.
3-4년차 데리고 일하는 느낌이라네요.
AI라고 생각하니 오히려 편하다고 합니다.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중 몇가지를 갈무리해 봅니다.

(1) 자동화될 수 있는 작업 : 코드 짜는 일은 AI 가 해주겠구나. 이제 코드 잘짜는 걸로 으스대면 안되겠구나.
(2) 개발자 본연의 가치 : 개발자는 더 복잡하고 어려운 “생각”을 해야 하는구나.
(3) 자동화될 수 없는 작업 : 일반인과 개발자간의 “해석.전환”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구나.

“Devin”은 개발자를 대체하는 로봇이라기보단 “자비스” 역할을 하는 것 같습니다.
LLM이 여전히 추론의 영역에 있기 때문에 “결정”까지 맡기기는 어렵다고 보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러다 보면 결국은 “결정”의 영역까지 가지 않을까요?
나중에는 “스카이넷”이 될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단순 작업 일자리가 사라지겠지만, 점점 더 복잡한 작업의 일자리도 사라지겠죠.

고민되는 상황들

고민되는 상황들이 있습니다.

(1) 이제 학생들은 뭘 배워야 하지?

Devin 은 지금의 개발자들에겐 날개를 달아주는 겁니다. 개발생산성이 확 높아지겠죠.
AI를 사용할 줄 아는 개발자와 아닌 개발자의 차이는 점점 더 벌어질겁니다.

그런데 학생들은 어떻게 하죠?
코딩을 배우긴 해야 하는데 이젠 무엇을 어떻게 배워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여전히 “폰노이만 구조” 부터 시작해야 하는지, 아니면 바로 AI 이야기부터 해야 하는지.
그런데 기본 지식도 없이 AI로 바로 들어가는 게 가능한가?
후배들이 어떤 걸 배워서 IT 생태계에 들어와야 하는지 알 길이 없습니다.

(2) 신입사원의 역할은 무엇이지?

신입사원이 입사합니다.
AI가 하는 일을 시키진 않을 겁니다.
AI를 활용해서 일의 결과를 내야겠죠.

그런데 기초가 부족한데 AI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을까?
– 교육실험을 보니 “기초가 없으면 AI를 활용하지 못한다.”가 답이었습니다.

즉, 회사가 AI 활용하는 법을 만들고 가르쳐주지 못하면 쥬니어는 시니어로 성장하지 못합니다.
노동력의 공백이 생기겠죠.

그걸 어떻게 메꿀 수 있을까?
글쎄요. 변화기라 안정된 방법은 없을 것 같습니다.
다만 신입사원 수준이 양극화될 거라는 건 확실한 것 같습니다.

(3) B2B 레거시들은 어떻게 하지?

우리 사회에는 오래된 시스템들이 여러개 돌아가고 있습니다.
매년 100조원씩 투자되고 있죠.
10년 정도만 해도 1,000조원어치가 개발되어 있습니다.

대부분 정책 주도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합리적인 추론에 의존하지 않습니다.
다양한 제약을 바탕으로 적절하게 타협되어 개발되어있죠.
AI 가 잘 대응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잘 대응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막무가내 상황도 많거든요.
사람을 대체하는데는 한계가 있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AI 는 사람의 일을 많이 줄여줄거라 생각합니다.

(4) 어떻게 일해야 할까?

AI를 활용해서 일을 해야 하는데, 전체 업무 프로세스를 어떻게 설계하고, 어떻게 다루어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애매하네요. 그건 또 사람의 일인지 AI의 일인지.
아마 대부분의 회사들이 그럴 것 같네요.

대기업에는 뛰어난 분들이 많습니다.
제가 걱정해주지 않아도 잘 해낼 거라 믿습니다.

하지만 이게 지속되려면, 슈퍼맨이 아닌 시스템으로 돌아야겠죠.
그게 어떻게 풀릴런지는 모르겠네요.
사람 간의 문제라 Devin 이 잘 풀어줄 것 같진 않고…


그냥 쓸데 없는 걱정인 것 같기도 하고…
모처럼 복잡한 생각이 드는 사건입니다.
세상이 변하기는 변하네요.

끝.

AI 개발자 Devin 소개를 보고 느낀 점”에 대한 답글 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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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개발팀이 더 높은 목표를 달성.. 빅데이터/ai 유행 이후로 기존 인력이 더 고급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해준다는 마케팅이 흔해졌죠. 분야에 따라 업무 대체가 전혀 안돼 소송을 하네 마네 하는 분야도 있긴 한데, 개발 분야는 chatgpt가 참고할만한 코드 만들어주는 걸 보면 스카이넷은 몰라도 자비스는 살아 생전에 보게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결국 ai가 다 해준다면 도메인 지식이 제일 중요해지지 않을까 싶네요.

    1. 저도 그런 생각이 듭니다. 너무 닥치지 않는 미래를 걱정했나 싶기도 한데… 암튼 지금 변화의 속도가 정말 빠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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