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트너의 Hype Cycle을 아시나요?

가트너의 “하이프 싸이클”.

컨설팅이나 SI 업체들은 많이 알고 있는데, 그냥 개발자는 잘 모르더라고요.
당장 자신과 관련이 없는 일이기도 하고.

…라고 생각하지만, 이게 시장이 기술인력을 구하는 트렌드이기 때문에
이직, 창업, 정부 프로젝트 수요 등과 관련이 깊습니다.

그래서 간단히 정리를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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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 “가트너”사란?

1979년 세워진 미국의 정보기술 자문회사입니다.
쉽게 말하면 IT 컨설팅 회사.

하지만, 시장조사, 연구조사를 열심히 하기 때문에 세계적으로도 인지도가 높은 회사입니다.

01.”Hype Cycle”이란?

가트너사가 처음 만든 개념입니다.
“Hype” 란 “과장되거나 부풀려진 어떤 것”을 말합니다.

직역하면 “과장 곡선” 정도가 됩니다.
내용은 기술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어떻게 변하는지 “경험적”으로 정리한 것입니다.

과학적으로 증명된 게 아니어서 빗나간 예측도 많습니다.
하지만, 크게 보면 경험적으로 대략 일치하기 때문에 전략수립시 많이 참고됩니다.

X축이 “시간”이고 Y축이 “시장의 기대”입니다.

유래는…. 1990년대 인터넷이 뜨자, 수많은 미디어가 수많은 예측들을 쏟아내었습니다.

틀린 예측들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왜 예측이 빗나갔을까?”
이 연구를 하면서 이 곡선이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02. 어떤 영향을 미치나?

(1) 개인개발자

시스템을 신규로 구축하는데, 가능하면 “뜨는 기술”을 써보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뜨는 기술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2) 일반기업

문제를 해결해준다는 “신기술”이 궁금합니다.
들어 보니 우리 회사에도 그런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신기술 도입”을 도입해보고 싶어합니다.

(3) 정부

시장진흥 차원에서 같은 값이면 신기술을 구매해 보고 싶습니다.
사회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신기술 연구개발”을 지원하고자 합니다.

(4) 스타트업

가능하면 “신기술”을 사용하는 것이 아무래도 시장의 주목효과가 높아집니다.

위 네가지 케이스가 시장에서 “기술자”나 “기술회사”를 찾는 수요를 높여줍니다.
즉, 시장의 이직기회가 높아지고, 기술가격이 높아지게 됩니다.
즉, 개발자 개인에게는 “취업시장”과 맞닿아 있습니다.

03.자세히 살펴 보면

Hype Cycle 은 5단계로 움직입니다.

(1) 기술촉발 Technology Trigger

기술이 관심을 받는 시기입니다.
하지만, 아직 상용제품은 없습니다.
가설과 소설만 있습니다.

이 시기는 “미디어”가 견인을 합니다.
즉, 미디어가 세상이 바뀔 것처럼 떠들고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는 시기입니다.

(2) 기대 거품의 정점 The Peak of Inflated Expectations

선도 업체에 의해 성공스토리와 실패스토리가 나오기 시작하는 시점입니다.
일부 기업들은 사업에 착수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기업은 관망을 합니다.

(3) 환멸의 계곡 Trough of Disillusionment)

대부분의 도전들이 실패합니다.
그리고 많은 기업들이 사업화를 포기합니다.
살아남은 업체들만 투자를 계속합니다.

(4) 깨우침의 단계 (Slope of Enlightenment)

수익모델 사례가 생기면서 시장이 이해를 합니다.
아, 이 기술은 저렇게 쓰는구나.

버전도 2.0 이나 3.0 정도 됩니다.
그래서 기술에 투자를 해 보는 기업들이 조금 더 늘어납니다.

하지만, 보수적인 기업은 여전히 관망을 합니다.

(5) 생산성의 안정기 (Plateau of Productivity)

기술이 시장에서 자리를 완전히 잡습니다.
사업적 생존가능성에 대한 평가 기준도 명확해집니다.
해외시장 진출에 대한 적정성 및 타당성이 높아지면서 성공을 거두기도 합니다.

04.단점과 교훈

경험적으로 오랫동안 관찰된 사실로 정리된 곡선입니다.
과학적으로는 틀릴 수 있습니다.

돌이켜 보면 뜨다 만 기술도 있고, “환멸의 계곡”에 빠졌다가 사라져 버린 것도 많습니다.

무엇보다 저 “싸이클기간”이 기술마다 다릅니다.
성과가 날 때까지 한 호흡이 긴 것도 있고, 아닌 기술도 있습니다.

하지만, 통계적으로는 대략 1년 후 “피크”, 2년 후 “하락”, 3년 후 “환멸의 계곡” 이렇게 되는 것 같습니다.

“곡선 주기”가 “기술의 성숙도” 보다는 “사업성 평가주기” 에 의존적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뜨는 기술을 보고 “취업전략, 이직전략”을 세우면 망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꾸준히 시장에서 요구되는 기술분야는 여기 안 나옵니다.
“디자인”, “웹”, “DB”, “서버 엔지니어링” 등은 꾸준히 요구됩니다.
대신 사람이 많아서 경쟁이 치열합니다.

05.우리나라는 실리콘밸리와 다르다.

Web2.0 , 위성통신 , 사물인터넷 등…

“미디어”, “IT 사업가”, “정부”는 새로운 수요를 자극하기 위해 계속 새로운 이야기를 합니다.

그러면 사업전략과 계획이 수립되고 예산이 책정됩니다.
허황된 이야기라 투자를 안할 것 같은데 합니다.

“뭐라도 하는게 아무것도 안하는 것보다 낫다.”

사업가들은 이렇게 움직입니다.
파도가 치지 않는 곳보다, 파도가 치는 곳이 변화가 더 크기 때문입니다.

실제로는 많은 계산을 합니다.
미국도 우리나라와 비슷합니다.

(4) (5) 단계를 거치면서 우리나라는 미국과 달라집니다.
시장이 달라 미국에서 성공을 해도, 우리나라에선 실패합니다.

기술은 노하우를 축적하고 이슈를 선점해야,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데 그게 잘 안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대부분 (3) 단계를 넘지 못하고 (4) (5) 단계에서 미국에서 개발된 것을 사다 쓰게 됩니다.
SI 같은 IT 아웃소싱이 발달하는 이유입니다.

간혹 성공 케이스가 나오는데 많지 않습니다.
주류가 되려면 산업모델이 “복제 가능”해야 하는데 산업환경이 안 받쳐줍니다.

06.그래서…?

큰 주제를 다루고 싶은 건 아니니까, 개인 개발자 관점만 이야기를 해봅니다.

뜨는 기술 따라 다녀 보니 체력이 많이 필요합니다.
누군가에게 보여주거나 입증해줘야 하는 경우가 많다는 뜻입니다.
오류나 장벽에 많이 부딪힌다는 뜻입니다.

뜻대로 잘 안됩니다.
깡도 필요하고 시간도 많이 투자해야 합니다.
야근도 잦고 공부도 열심히 해야 합니다.

뜨는 기술이 곧 사업적 성공을 의미하는 건 아닙니다.
많은 기업들이 (2)단계나 (3)단계에서 피봇합니다. SI 기업들은 특히 그렇습니다.

(4) (5) 단계쯤 가 있는 기업들은 기술 하나만 파지 않습니다.
두세 개 정도의 주력 기술군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기술이 뜨려면 응용기술이나 일반기술들이 잘 받춰줘야 합니다.
“핵심기술”들을 소비자에게 잘 전달하는 기술들(?)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프론트엔드”나 “디자인”은 어디에나 중요한 상품화 기술입니다.

07.그 다음은…?

시스템 개발은 팀이 하는 일이고, 팀은 곧 사람입니다.

기술이 상용제품이 되려면 꽤 많은 “장애해결이력” (Trouble Shooting Knowledge base)과 “관련 사업 경험자”들을 보유해야 합니다.
그래서 기술 기업은 이런 사람들을 길러내고 유지하는데 꽤 많은 투자를 합니다.

Hadoop은 2013년 “빅데이터”라는 화두로 주목받기까지 7년 정도의 성장기간이 있었습니다.

구글, 네이버 등에서는 이미 쓰고 있었지만, 구매 가능한 IT 요소기술이 되기까진 시간이 걸린 겁니다.
개인적으로는 지금도 시장에 잘 안착했다고 보진 않습니다.

Hadoop 초반에는 관련 개발자들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았습니다.
사정을 잘 모르는 사람들은 그것만으로 부러워했습니다.
하지만, 그 시간은 얼마가지 못했습니다.

08. 요약

요약하자면, 이렇습니다.

“트렌드를 잘 읽는게 좋은 재능이지만, 자만할 건 아니다.”

이런 자만을 믿고 사업을 벌였다 실패한 분들을 보았습니다.

실패하곤 말합니다.

“IT 사업은 어렵다.”
“실패율이 높다.”
“꽤 돈이 많이 드는 사업이다.” 등등.

자기 자만 때문에 벌어진 일을 시장 때문으로 돌리는 것 같아 마음이 불편했습니다.

끝.

가트너의 Hype Cycle을 아시나요?”에 대한 답글 1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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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잘 읽었습니다. 글 내용 중에 ‘많은 기업들이 (2)단계나 (3)단계에서 피봇이나 다른 기술로 많이 갈아탑니다.’ 부분에서 피봇의 의미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1. 아, pivot 이란 가로 표를 세로표로 바꾸는 걸 말합니다.
      중심축을 기준으로 90도 회전하는 거죠.
      사업의 방향을 아예 바꿀 때 이런 표현을 씁니다.
      예를 들어, 같은 기술인데 B2C 를 B2B 로 전환하던지
      심한 경우는 법인만 그대로고 아예 다른 사업으로 전환하기도 합니다.
      IT하다가 유통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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