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 산업의 정체는 “기업시장”

SI 산업, IT서비스 산업.
이렇게 말하니까 초보자들은 헷갈려 합니다.

그냥 남의 허드렛일 하는 노예시장처럼 치부하기도 합니다.
실제로 SI를 하고 있는 적지 않은 개발자들이 이렇게 생각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거 아닙니다.

SI 산업의 정체

이 시장의 정체는 B2B 마켓,
즉, 기업이 IT를 사주는 시장, 기업시장입니다.
물론 정부가 물건을 사주는 B2G 시장도 있습니다.
하지만, 편의상 다 “기업시장”이라고 하겠습니다.

네비어, 직방 같은 서비스는 “일반 사용자”가 구매자인 시장입니다.
그 사람들이 사줘야 내 사업이 잘 됩니다.
사람들이 무료로 쓰게 하고, 광고를 태워 돈을 버는 건 “수익모델”입니다.
돈을 내진 않지만, 일반인들이 구매자인 시장이 B2C 시장입니다.

B2C 시장은 일반인들이 대상이기 때문에, 기호품을 주로 팝니다.
대중성이 중요하고 가격도 싸야 합니다.

실체가 없는 인터넷은 “정보”를 팔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뉴스”, “블로그”, “지식인” 같은 지식형 콘텐츠를 팝니다.

지식 콘텐츠의 생산자가 기업이면 제작비가 많이 드니까,
사람들이 자기 관심사를 올리고 다른 사람의 정보를 얻어갈 수 있게 소통형 서비스를 만듭니다.

B2B 시장

B2B 시장은 기업이 구매자입니다.
기업의 고민을 풀어주고 대가를 받습니다.
기업 내 프로세스를 자동화하거나, 기업 내 자산을 더 잘 활용할 수 있게 인프라를 업그레이드 합니다.

B2C 시장은 알 수 없는 소비자의 속마을을 예측해야 합니다.
계절따라 휙휙 바뀌는 시장도 타게팅 해야 합니다.
데이터를 모으고, 데이터를 읽어야 되죠.

B2B 시장은 기업의 Pain point 를 줄여주거나, 기업의 미래투자에 도움을 줘야 합니다.
Pain point 를 줄여주는 대표적인 부분이 “솔루션”이나 “기업용 제품”입니다.

기업은 국가에 의해 거대한 통제를 받습니다.
내부 업무는 그 통제를 고려하여 구축된 경우가 많습니다.
인사관리, 재무관리 부터, 공장의 생산라인까지…
그래서 비용을 줄여주거나 생산성을 높여주거나 하는데 솔루션이 들어갑니다.
ERP 같은 패키지형이 있고, 오라클 같은 제품형이 있습니다.

B2C 시장의 장점은 한 번 팔리면 무지막지하게 팔린다는 겁니다.
하지만 B2B 시장은 그렇지 않습니다.
회사마다 요구사항이 달라서 대량으로 팔리기 힘듭니다.

대신 한 번 팔리면 오랫동안 팔립니다.
특별한 상황이 아니라면, 10년 20년 꾸준히 팔립니다.
그래서 기업시장은 기업의 “성장성”보다 “지속성”에 초점을 맞춥니다.

기업시장

회사 사정에 맞춰 커스텀을 해주는 시장이 있고, 부품 자체를 양산해주는 시장이 있습니다.
자동차 산업과 살짝 비슷합니다.

부품은 규격화되고 표준화되어야 합니다.
모듈의 크기에 따라 부품도 달라집니다.
엔진만 팔 수도 있고, 플랫폼 전체를 팔 수도 있습니다.
살아 있는 데이터를 가공해서 팔아야 하는 경우, API를 인터페이스로 표준화합니다.

즉, “기업시장”은 네카라쿠배와 다른 생태계로 돌아가는 시장입니다.
어떻게 생존해야 할지 어떻게 성장해야 할지, 그 로직이 아주 다릅니다.
투자가 들어오고 성장하는 방식도 다르고요.

용어 차이

“SI 산업”이라는 용어는, 제품 제작의 방식을 말합니다.
“IT서비스”라는 용어는, “노동력”의 종류를 정하는 말입니다.
“B2B”는 기업의 가치흐름이 어디서 와서 어리로 흘러가는지 “방향”을 지칭하는 말입니다.
“기업시장”이란 누가 돈을 지불하는 지 명확히 지칭하는 용어입니다.

개인적으로 “기업시장”이라고 하면, 뭔가 더 많은 상상력이 자극됩니다.
해볼만한 것도 더 많아지고요.
어떤 제품을 만들어야 할지 구상하기도 쉽더라고요.

앞으로는 “SI 산업”이라기보다 “기업시장”으로 더 많이 불려지기를 바랍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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