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 도입의 모순 : 숙련자의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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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위해 시스템을 도입하는지 경영자가 깊게 고민해야 한다. 그래야 뭐가 남는다.)

미세먼지가 부쩍 심해지면서, 예보에 대한 불신도 높습니다.

그런데 슈퍼컴퓨터를 도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왜 예보는 맞지 않는 것일까요?
한 번 고민해 볼만한 주제입니다.

01. 시스템 도입의 모순

“비싸게 IT시스템을 도입해서 사람들을 자른다.
IT시스템에 의존하다보니 숙련자가 없다.
숙련자가 없어서,뭐가 안되는지 모른다.
뭐가 안되는지 몰라서 그냥 하던대로 한다.
발전이 안되니까 비싼 IT시스템을 도입한다.
무한반복…”

문제를 뚜렷히 하기 위해 과장을 했지만, 많은 기업에서 적지않게 일어나는 일입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날까요?
결정권자가 모르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IT시스템 도입은 두가지 목적을 지향합니다.

– “비용절감”(=단순노동력 대체), “생산성향상”(=작업능력 향상)

대부분 두 가지가 섞여 있긴 하지만, 결과는 뚜렷이 다릅니다.
하나는 단순 노동자의 해고로 이어지고, 하나는 숙련 노동자의 증가로 이어집니다.

하지만, 많은 경영진이 이를 헷갈려 합니다.
그래서 “생산성향상”을 위해 시스템을 도입한 후 “숙련 노동자”를 해고 합니다.
결국 시스템 비용은 늘어나고, 생산성은 줄어 들게 됩니다.

난감한 건 이 문제를 지적할 사람이 없다는 것입니다.
현장 실무자는 이런 판단을 위한 폭넓은 기초 정보가 없습니다.

그래서 보고가 없다고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면, IT 사업은 실패합니다.

02. 노하우는 기계에 안 쌓인다.

슈퍼컴퓨터는 굉장히 빠르고 복잡하게 문제를 풀 수 있습니다.
왜냐 하면 사람이 그렇게 제작을 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슈퍼컴퓨터는 “고민”할 수 없습니다.
문제의식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노하우가 안 쌓입니다.
노하우는 사람에게 쌓입니다.

베테랑을 해고하면 단기적 비용은 줄어들지만, 기업의 진화는 멈추어 버립니다.

즉, 비용 절감에 머무르면 2.0은 불가능해지고, 기업의 생존력도 떨어집니다.

사람이 없으면 환경의 변화에 둔감해집니다.
환경 변화에 둔감해지면 기업은 빠르게 도태됩니다.

03. 2.0은 사올 수 없다.

노하우를 가진 사람이 없으면 1.0이 성공해도 2.0을 만들지 못합니다.
반성을 해야 발전하는데, 반성을 못하기 때문입니다.

급하면 비슷한 걸 사오기도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 실패합니다.
2.0은 1.0의 연장선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입니다.

인력감축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섣부른 감축은 사업의 진화를 막게 됩니다.

04. 시스템이 모든 걸 해결하진 않는다.

특히 값비싼 노동력을 대체하기 위한 “자동화”는 두 번 고민해야 합니다.

시스템 도입으로 기존 업무가 어떻게 변하는지,
그 과정에 회사의 중요한 자원(사람, 노하우, 데이터 등)이 사라지지 않는지,
사라진다면 그것을 어떻게 회복, 보호할 것인지
반드시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그 작업은 외주화할 수 없습니다.
내부사정을 모르기 때문입니다.
외주인력은 결과의 이해당사자도 아닙니다.
그러니 잘못된 판단을 해버립니다.

“가져와봐, 좋으면 사줄께.”

갑으로서의 이 말은 참 무책임한 말입니다.
진화능력을 낮추어 기업의 영속성을 위협합니다.
반드시 저울질 해봐야 합니다.

“IT시스템 개발”은 공학의 영역이지만, “IT사업”은 경영의 영역입니다.
경영의 숙제를 개발에 넘기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끝.

시스템 도입의 모순 : 숙련자의 부족”에 대한 답글 4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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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IT, 컴퓨터의 역사는 짧지만 이 분야가 끌고 온 세상의 변화는 커서 그런 게 아닐까 싶습니다… 지금과 같은 과도기를 잘 버티고 좋은 방향으로 이끌고 갈 수 있는 리더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1. 감사합니다.
      작게는 이런 사실에 관심을 가지는 것만으로도 변화가 생기지 않을까 싶습니다.

  2. 노하우보다는 슈퍼컴퓨터(또는 빅데이터나 인공지능)가 경영진에게 성과로 보여주기 쉽기 때문에 딜레마가 쉽게 사라질 것 같지는 않습니다. 비용절감도 가장 쉬운 이윤 창출 방법이라 ㅡㅡ

    1. 네. 정확히 그 이슈를 짚어 내고 싶었습니다. 보고를 하는 사람들은 절대 관심이 없지만, 보고 받는 사람들은 한 번쯤 생각해봐야 하는. 특히 남의 일일 때는 하나도 안 중요한 일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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